JTBC 임성근·도이치 공범 카톡방 골프 단독 보도 파장..."몸통 드러나"
주가조작 컨트롤타워 이씨와 작년 6월 골프계획 대화방 입수
민주당 "왜 증인선서 거부했는지 짐작 가" 임성근 전화기 꺼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순직해병 수사외압 사건의 핵심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도이치모터스 공범 이아무개씨와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던 증언과 달리 두 사람이 포함된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골프 계획을 논의했다는 JTBC 보도가 나와 파문이다. 야당은 “거짓 증언”, “몸통이 드러났다”며 반발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현재 휴대폰이 꺼진 상태다.
JTBC는 25일 저녁 '뉴스룸' <[단독] 임성근이 모른다던 '도이치 공범'>에서 “지난해 5월 해병대 1사단 골프 모임 추진 계획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를 입수했다”며 “이 대화방엔 해병대 출신 이씨와 역시 해병대 출신인 전직 청와대 경호처 출신 A씨, 현직 경찰 B씨, 변호사 C씨 등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JTBC는 “이 중에선 이씨의 기수가 가장 높았다”며 “지난해 5월3일, A씨가 포항1사단에서 초대한다며, 사단장 및 참모들과 1박2일 골프 및 저녁자리를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를 꺼내고, 6월2일 오후 1시에 임성근 사단장을 방문하고 2시부턴 골프를 치고 저녁엔 사단장 및 참모들과 회식을 한다”는 계획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JTBC는 “이씨는 화답하거나, 일정을 체크하겠다고 말했다”며 “다만, 이후 이 씨가 참석이 어렵다고해 해당 모임은 성사되지 않은 걸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1일 순직해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민간인 이씨를 아느냐'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 질의에 “민간인 이OO는 모른다”고 답한 뒤 '해병대 출신이고 본인하고 골프모임도 자주 한다고 들었는데 모르느냐'는 재차 질의에도 “한 번도 친 적도 없고 전혀 저 인원은 모른다”고 답했다.
이씨는 미등록 투자사인 블랙펄인베스트의 전 대표로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로, 법원은 이씨가 김건희 여사와 가족의 계좌를 직접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깊이 관여 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JTBC는 전했다. 이에 따라 거짓 증언과 김건희 여사 배후 의혹이 더 커지게 됐다.
JTBC는 “이들과 모임을 했던 변호사 C씨는 당시 이씨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자주 언급했다고 JTBC 취재진에게 털어놨다”고 전했고, 이씨는 임 전 사단장과 알고 지냈느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A씨도 임 사단장과 알고 지냈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답했고, 임 전 사단장에게도 이 씨와 모임을 다시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JTBC는 공수처도 현재 관련 첩보를 입수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방송했다.
이씨와 관련성을 처음 질문한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 질문한 이유를 두고 “정보를 전해준 분이 계셔서 그 질문을 한 것인데, 임 전 사단장이 모른다고 강하게 부인했다”며 “그러나 오늘 JTBC 보도를 보니, 저의 주장이 근거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왜 대통령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순직해병보다 그 죽음을 초래한 임성근 사단장을 보호하기 위하여 그토록 집요하게 매달렸는지 수수께끼가 풀리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2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JTBC 보도를 소개하면서 “꼬리가 길면 잡힌다”며 “어제 보도로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TF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임성근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핵심 인물의 관계, 대통령실로부터 시작된 사건 회수 및 임성근에 대한 혐의자 제외 등 그동안의 모든 국민적 의문들을 하나로 꿰는 '사건의 몸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TF는 “만약 김건희 여사 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등에 의해 온갖 정부 부처가 '임성근 살리기'에 앞장서 움직인 것이라면, 이는 명백한 위헌 위법이며 국정농단”이라며 “특검은 필수이고 국정조사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박균택 서영교 등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나와 “법사위 입법청문회에서 이OO를 모른다고 했던 임 전 사단장의 말은 거짓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임 전 사단장이 왜 증인선서를 거부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왜 대통령이 격노했는지, 국방부장관이 결재를 번복했는지, 대통령실 최측근들이 분주히 움직였는지 이해가 간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장관과 통화할 때 사용했다고 하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 휴대전화의 발신지와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 규명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들은 “이종섭 장관이 받았다는 '02-800-7070' 번의 사용자가 누구인지도 밝혀져야 한다”며 “이 회선은 최근 논란이 되자 폐쇄되었다가 다시 복원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 역시 그 배경이 명확히 밝혀져야 할 사안”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와 JTBC가 보도한 카톡방과 관련해 “이 카톡대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팩트는 첫째 이들이 대화를 나눈 시점에, 당시 이들 중 누군가는 임성근 전 사단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힌 뒤 “둘째, 이들 중에 공교롭게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사건의 공범이자,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직접 관리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이모씨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장식 의원은 “대화 당시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어도 이후 실제 만났는지, 채 해병 사고 이후 이들의 관계를 통해 임 전 사단장이 대통령실에 구명 로비를 한 것은 아닌지, 어떤 경로에 누가 개입했는지, 그 경로 안에 김건희 여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그 의혹을 살펴봐야 하는 정황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미디어오늘은 임성근 전 사단장에게 JTBC가 보도한 지난해 6월2일 카톡 대화방에서 골프계획을 세웠다는 보도내용이 맞는지, 변호사 C씨가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자주 언급했다는 보도내용이 맞는지, 왜 입법청문회에서 이씨를 모른다고 했는지, 거짓 증언이라는 지적을 어떻게 보느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와 SNS 메신저를 보냈으나 26일 오후 4시30분 현재 답변을 얻지 못했고, 통화를 시도했으나 휴대폰 전원이 꺼져있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재석 ‘통신사 과점’ 문제 직격 “어항 속 가둬 놓은 고기처럼” - 미디어오늘
- 방송3법 통과되면 이재명 대표가 방송 장악하게 될까? - 미디어오늘
- ‘방심위 파행’ 윤석열 대통령, 헌법소원 이어 직무유기 고발까지 - 미디어오늘
- ‘과방위 불출석’ 박민 사장 고발에 KBS “공영방송 독립성 저해” - 미디어오늘
- AI 콘텐츠 시대, PD 사라질까 - 미디어오늘
- ‘프리랜서’ 아나운서, 정규직 판결 나왔다 - 미디어오늘
- 중국산 속옷 “이태리 브랜드”라던 홈앤쇼핑 행정지도 - 미디어오늘
- 1967년 6월26일, 전력난으로 밤 8시 이후 TV 중단 - 미디어오늘
- YTN 구성원들 “대통령 부부 눈밖에 났다고 민영화...불법 가득” - 미디어오늘
- 법사위 진행에 우원식·정성호도 “눈살 찌푸려져…예의 있게 진행해야”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