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공무원'이었는데 왜?”···‘로봇 주무관’ 계단서 뛰어내려 ‘와장창’

지난해 8월1일 특별채용···각종 행정 업무 맡아
시 관계자 “정확한 원인 분석 중”

사진=대구일보

[서울경제]

구미시 1호 ‘로봇 주무관’이 계단으로 돌진해 추락, 작동이 완전히 멈췄다. 목격자들은 로봇 주무관이 계단에서 뛰어내리기 전 제자리를 빙빙 도는 등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26일 대구일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4시께 로봇 주무관이 구미시의회 2층 계단과 1층 계단 사이에서 파손된 채로 발견됐다. 행정서류 배달 업무를 위해 돌아다니다 갑자기 인근 계단으로 돌진해 2m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사고 직전 로봇 주무관을 목격한 공무원들은 “로봇 주무관이 한 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 주무관이 계단으로 돌진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구미시는 첨단 로봇 기술의 적용 대상을 공공행정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8월1일 인공지능(AI) 행정서비스 로봇을 주무관으로 특별 임명하고 ‘로봇 주무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업무 수행하는 로봇 주무관의 모습. 사진=구미시 제공

로봇 주무관은 공무원증을 부착하고 청사 본관 1~4층을 누비며 부서간 우편물과 행정서류 등을 배달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 층을 이동했으며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다.

로봇 주무관의 본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베어로보틱스의 최신 기종이지만 완제품은 구미에 제조공장이 있는 인탑스에서 생산한다.

구미시 관계자는 “로봇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원격 관리하는데, 갑자기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며 “현재 업체에서 로봇 주무관을 데려가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