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숙 "'내 친구 김정은'은 평화 이야기…책 제목만 보고 덮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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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김정은'이라는 제목에서 멈추지 말아 주세요. 이 제목 때문에 (읽기를) 멈추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사실 이 책은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거든요."
김 작가는 '내 친구 김정은'이 3부작의 마지막 조각이라며 "3부작의 첫 번째인 '풀'은 태평양 전쟁 당시 성폭력과 여성 인권 착취를 그렸고, 2번째인 '기다림'은 이산가족과 전쟁의 아픔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평화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싶어서 이 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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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내 친구 김정은'이라는 제목에서 멈추지 말아 주세요. 이 제목 때문에 (읽기를) 멈추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사실 이 책은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거든요."
김금숙 작가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 한-불 만화작가 대담에 참석해 신간 '내 친구 김정은'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탄생부터 유년기,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 과정 등을 담은 그래픽노블이다.
그간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풀', 이산가족을 그린 '기다림'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다뤄온 김 작가가 이번에는 분단과 평화에 주목해 김정은을 중심에 둔 만화를 그렸다.
김 작가는 '내 친구 김정은'이 3부작의 마지막 조각이라며 "3부작의 첫 번째인 '풀'은 태평양 전쟁 당시 성폭력과 여성 인권 착취를 그렸고, 2번째인 '기다림'은 이산가족과 전쟁의 아픔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평화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싶어서 이 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과 북한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선택한 만큼 취재에도 공을 들였다.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을 찾아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접 인터뷰했고, 탈북민과 김정남의 외국인 친구, 연구자, 언론인들도 만나 북한 안팎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인터뷰들은 마치 주석처럼 김정은의 생애 사이 사이에 배치했다.
그는 "김정은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하니 너무 어렵고 암담했다"며 "만화를 펴내기까지 2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출간 이후에는 제목 때문에 비판받았다고도 했다.
이어 "제가 해외에서 오래 살아서인지 책을 내기 전까지는 아무런 두려움이 없었다"면서도 "사람들이 제목과 표지만 보고 협박조로 나오기도 하고, 북측과 남측 양쪽에서 협박받는 기분이라 무섭기도 하다"고 웃으며 털어놓기도 했다.
김정은을 제목과 표지 전면에 내세웠지만, 작가가 분단국가에 살면서 경험한 개인적인 일들도 만화 속에 많이 녹여냈다.
김 작가는 현재 프랑스인 남편과 강화도에서 살고 있다. 남북 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강화도에서 들리는 포 사격 훈련 소리, 금강산에 가보려 했지만 민간인 피격 사건 후 관광길이 막혔던 이야기 등이 담겼다.
그는 "한반도는 휴전 상태고, 최근 남북한 사이의 긴장이 최고조"라며 "강화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풀'로 2020년 만화계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미국 하비상을 받았고, 2022년에는 '기다림'으로도 하비상 후보에 드는 등 세계에서 인정받는 만화가지만, 처음부터 만화가를 꿈꾸지는 않았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설치 작업과 조각을 전공했다"며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 생계를 위해 만화 번역을 했다. 그러다가 만화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엄청난 매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날 대담은 프랑스대사관 문화과 주관으로 열렸으며, 그래픽노블 '그랑비드'로 2022년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은 레아 뮈라비에크도 참여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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