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정원·인건비 족쇄 탈출

외부인재 비공모 특채·영입 기대
과기정통부, R&D 활성화안 발표
개방형 협력체계 NSTL 도입도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의 R&D 생태계 역동성과 지식 유동성 활성화 추진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앞으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자체 정원 증원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고, 인건비 집행계획을 총인건비 인상률 범위 내에서 증액 조정할 수 있게 된다. 국내외 석학 등 우수한 외부 인재를 비공모 특별채용과 파격적 대우로 영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관에 정원과 인건비 집행에 대한 전권을 주기보다는 이사회 승인을 거치도록 완충 장치를 뒀다. 기존 3년· 6년 단위 기관운영평가와 연구사업평가를 격년으로 통합 시행하는 등 성과 관리는 강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 논의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61회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런 내용의 '과학기술계 출연연 R&D 생태계 역동성 및 지식 유동성 활성화' 추진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지난 1월 말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소속 25개 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출연연의 자율적 책임경영 체계 확립과 선도형 R&D 체계 전환을 위한 방향과 제도개선 등 실행 과제가 방안에 담겼다.

방안에 따르면 자체 수입을 활용해 자체 정원을 기관장 판단에 따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출연연이 자체 재원을 확보하고 있어도 경직된 인건비 집행계획 운영으로 필요한 인력을 제때 충원할 수 없었다.

인건비 집행에도 숨통이 트인다. 그동안 매년 초 정한 인건비 집행계획을 변경할 수 없었는데, 이번 방안으로 총인건비 인상률(처우개선율) 기준 내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예산 증액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기술료 수입을 인건비 집행에 허용하고, 인건비 전용을 고용휴직자의 대체 채용자에게 허용키로 했다.

국내 석학 등 핵심 우수 인재 영입도 가능해진다.핵심 인재 채용 시 이사회 승인을 거쳐 비공모 특별채용이 허용되고, 기술료 등 자체 수입을 이들의 인건비로 활용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구체적인 절차, 기준, 운영 한도 등의 가이드라인은 별도 마련할 예정이다.

출연연 자율성 확대에 따른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평가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기존 3년 주기의 기관운영평가와 6년 주기의 연구사업평가를 폐지하고, 2026년부터 격년 단위로 통합해 단일체계로 일원화한다. 평가는 기관별 임무에 맞게 연구를 수행하는지 등을 국내외 석학의 동료평가를 통해 진행한다. 세부적인 점검 지표 등은 전문가 검토와 연구현장 의견을 수렴해 연내에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출연연 대표 브랜드로 국가 임무 중심의 개방형 협력체계인 '국가과학기술연구실(NSTL)'을 도입한다. NSTL은 올해 선정된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을 대상으로 지정하고, 향후 기관 출연금과 수탁사업을 임무 중심으로 재편하고 개방형 협력체계를 구축하면 NSTL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밖에 출연연 간 공동출입증 도입, 기관 간 경계 허물기 , 연구자 정기모임 등을 통해 출연연 구성원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출연연 커뮤니티와 검색기능을 통합 메신저에 구현한 '지식포털'를 구축·운영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R&D 생태계를 선도형으로 전환하고, 출연연을 세계 최고 연구기관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실행 과정에서 연구현장과 지속 소통하고, 현장의 공감대를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