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냐 마음이냐, '신들린 연애'의 신박한 연애 리얼리티 변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큰일났다 안된다 이거. 데빌이다 이거." SBS 예능 <신들린 연애> 에서 타로 전문가 최한나는 처음부터 운명의 상대로 점찍었고 첫 데이트를 통해 더 심쿵한 순간들을 마주하며 더 마음이 기울었던 이홍조에 대한 타로점을 치면서 낙담했다. 신들린>
즉 기존 연애 리얼리티가 어떤 사람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가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면 <신들린 연애> 는 여기에 점술로 대변되는 운명이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한다. 신들린>
연애 리얼리티와 점술의 결합이 만들어낸 신박한 변주가 아닐 수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터미디어=정덕현] "큰일났다 안된다 이거. 데빌이다 이거." SBS 예능 <신들린 연애>에서 타로 전문가 최한나는 처음부터 운명의 상대로 점찍었고 첫 데이트를 통해 더 심쿵한 순간들을 마주하며 더 마음이 기울었던 이홍조에 대한 타로점을 치면서 낙담했다. 그런데 그건 그저 낙담의 수준이 아니라 절망에 가깝다. 그만큼 자신이 치는 타로 점에 대한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자꾸만 이홍조에게서 '배신카드'가 뜬다는 최한나는 그 상황이 왜 자신을 괴롭히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홍조님한테서 데빌카드가 떠버리는 거예요. 데빌카드가 떠버리면 이게 뭔가 안될 것 같은데도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중독처럼 집착처럼 계속 생각이 나게 되는 그런 카드예요. 근데 그 카드가 떠버려가지고..." 계속 부정하듯 다시 타로 카드를 뒤집던 최한나는 결국 데스카드가 뜨자 이렇게 탄식했다. "데스... 정해졌습니다. 신의 뜻입니다."
이 장면은 <신들린 연애>라는 색다른 연애 리얼리티가 가진 이색적인(?) 관전 포인트를 보여준다. 사실 이홍조는 변한 것이 별로 없다. 그 역시 처음부터 일면식도 없이 사주가 적힌 푯말만 보고 선택한 인물이 최한나였다. 하지만 최한나를 흔들리게 만든 건, 각자의 직업을 공개하는 순간부터였다. 이홍조가 무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최한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홍조가 갖고 있는 오색기로 최하나가 연애운을 점쳐봤는데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흰색, 초록색 같은 '부정적' 의미가 담긴 깃발이 뽑힌 것이다.
사실 이런 점술에 대해 스튜디오에서 그 상황을 관찰카메라로 보고 있는 신동엽, 유인나, 가비, 유선호 같은 연예인 출연자들은 안타깝긴 해도 그 정도로 절망할 일인가 싶어한다. 그리고 그건 시청자들도 마찬가지 감정일 게다. 하지만 그 점술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느낌이 다르다.
이것은 여기 출연한 함수현이나 이홍조 같은 이들이 원치 않았지만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 사연을 들어보면 금세 이해가 된다. 함수현은 무당이 되기 전 여의도의 은행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었고, 무병이 있었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무려 10년을 버텼다고 했다. 그러다 결국 신내림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마찬가지로 이홍조 역시 어머니가 무속인이었는데 동생이 신내림을 받을 운명이라는 걸 알고 그게 안타까워 자신이 대신 받게 됐다고 했다.
이들 누구도 자신이 자청해서 무속인의 길에 들어선 게 아니다. 잘 나가던 직업도 포기하고 그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니 이들에게 그 점술의 의미는 우리와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성 출연자들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마음과 점사 사이에서 어떤 걸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중에 누군가는 점대로 가면 재미가 없다며 마음을 선택한다고 했고, 누군가는 마음대로 가려다 "더 세게 맞았다"고 말했다.
무당인 함수현은 신이 말해주는 대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머릿 속의 생각과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 사이에서 갈등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했다. 즉 기존 연애 리얼리티가 어떤 사람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가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면 <신들린 연애>는 여기에 점술로 대변되는 운명이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한다. 관계가 조금씩 무르익어가면서 점술과 어우러지거나 혹은 반하는 선택들이 만들어낼 파장이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연애 리얼리티와 점술의 결합이 만들어낸 신박한 변주가 아닐 수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꼬꼬무’ 아성 넘볼 만한 당사자 증언의 강력한 호소력(‘이말꼭’) - 엔터미디어
- 속고 속이는 ‘플레이어2’, 패턴 드러나자 무뎌진 타격감을 어찌할꼬 - 엔터미디어
- 비 오는 날 막걸리에 부추전, 그리고 이효리 눈물의 의미(‘단둘이 여행 갈래?’) - 엔터미디어
- 이정은과 정은지여서 가능해진 이질적인 것들의 무한결합(‘낮밤그녀’) - 엔터미디어
- 분위기 제대로 탄 ‘커넥션’, 제2의 ‘비밀의 숲’ 같은 압도적 몰입감의 비결 - 엔터미디어
- 이거 왜 눈물 나지? 아이들 목소리로 내놓은 우직한 진심(‘조폭고’) - 엔터미디어
- ‘살림남’ 약진을 보고 KBS 임원들이 느끼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 - 엔터미디어
- 김희선 앞세운 ‘밥이나 한잔해’, 이제 tvN 예능도 중장년층을 노리는 걸까 - 엔터미디어
- 이토록 다양한 장르가 가능한 걸그룹 오디션이라니(‘걸온파’) - 엔터미디어
- 역대 2위 ‘크래시’, 허성태·이민기·곽선영의 진심처럼 시즌2로 돌아오길 - 엔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