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신질환도 동등하게 관리"…100만명 상담, 내달부터 시작
尹대통령 "임기내 100만명 심리상담 서비스…7월부터 시작"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내 100만명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전 국민 마음투자 사업'을 7월부터 시작한다. '예방, 치료, 회복'을 아우르는 전 주기 지원체계로 정신건강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했다.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는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에서 설치를 약속한 것으로 정신건강 분야에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출범시킨 적은 역대 정부 중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로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에 인류가 산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절임에도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낀다"며 "국민이 행복하지 않으면 국가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 문제를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정신건강 정책의 세부이행은 예방과 치료, 회복 등 세 방향으로 나눠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일상에서의 우울과 불안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우울하고 불안한 국민이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 국민 마음투자 사업'을 오는 7월부터 시작하고 임기 내 총 100만 명에게 심리상담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10년마다 받는 정신건강 검진을 내년 1월부터는 2년마다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며 "아울러 올해 1월 여러 자살예방상담 전화번호를 '109'로 통합한 이후 이용량이 70%나 증가했다. 앞으로 상담 인력을 보강하고 내년에는 제2센터를 설립하는 등 '109'를 대표 상담창구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022년도 기준 우울증 환자 수가 100만 명이라서 그 정도를 감안하고 (임기 내 총 100만 명 심리상담을)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담 서비스는 8회에 걸쳐 제공되는데 1회당 최대 8만원인 비용은 소득수준별로 자기부담금에 차등을 둘 예정이다. 취약계층 등은 자기부담금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최대 30%까지 자기부담금을 내야 한다.
연도별 상담 인원 숫자는 올해 8만명을 시작으로 내년 16만명, 2026년 26만명, 2027년 50만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초기에는 위기 징후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되 이후 일반 국민도 상담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윤 대통령은 이날 "정신 응급 대응과 '치료'도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며 "올해 위기개입팀 인력을 50% 이상 확대하고 2028년까지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지금의 약 세 배 수준인 32개소까지 늘리며 응급병상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치료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퇴원할 때부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해 관리를 받는 외래 치료지원제를 활성화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을 온전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넘어 재활, 고용, 복지서비스가 패키지로 제공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기 내에 지역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활시설을 설치하고 정신장애인에 특화된 고용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매년 50호 이상씩 주거를 지원하고 임기 내에 두 배까지 확대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예방, 치료, 회복 중심으로 정신건강 정책을 대전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정신질환도 일반질환과 같이 치료할 수 있고 치료하면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관계부처와 협력해 인식개선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해달라는 주문이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우리나라가 이룩한 물질적 풍요로움에 걸맞게 국민의 정신건강도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정신질환도 육체적 질환과 동등하게 온 사회가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에는 정신건강 정책의 비전을 마련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내년부터 재정도 투입할 것"이라며 관계 부처에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적극 발굴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세부 이행계획'을, 신영철 혁신위원장은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운영방안'을, 김용(전 세계은행 총재) 특별고문은 영상을 통해 '정신건강정책 인식개선 캠페인 제안'을 각각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신질환 당사자와 자살 유가족, 서비스 제공자, 혁신위 위원 등이 △일상적 마음건강 △중증 정신질환의 치료와 회복 △정신건강 인식개선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회의에는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 등 정책수요자들을 비롯해 정신과 의사·간호사, 심리·상담·복지 분야 전문가, 경찰·소방관 등 전문성과 현장성을 고려해 위촉한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민간위원 21명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국회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대통령실에서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월클 만든 사랑의 매?…손웅정, '손흥민 학대'로 신고당한 적도 - 머니투데이
- 매일 5시 아침밥 준비하는 19살 연하 아내…"이혼감" 변우민 뭇매 - 머니투데이
- 서유리, 이혼사유 폭로…"최병길 안 갚은 돈 3억, 처가서도 빌려" - 머니투데이
- 김종서 아직도 혼자 사는 이유…"데뷔 전에 결혼, 아내·딸은 외국에" - 머니투데이
- 황정음 헛발질에 "국민 상간녀 됐다…고소 목적이 돈? 2차 가해 그만"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
- '토막 살인' 양광준의 두 얼굴…"순하고 착했는데" 육사 후배가 쓴 글 - 머니투데이
- 구로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나가고 '스타필드 빌리지' 온다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
- 與 "정의" 野 "사법살인"...이재명 1심 중형 선고에 정치권 '온도차'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