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임기 내 100만명에 심리상담"…국민 '마음'에 투자한다(종합)
소득별 차등 비용…회당 최대 2만4000원
정신응급의료센터 2028년까지 32개로
[서울=뉴시스] 박미영 박영주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 정책 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임기 내 총 100만명에게 심리상담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 사업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국민의 마음을, 정신 건강을 돌보는 문제가 매우 중요한 국정과제"라며 대통령직속 정신건강정책혁신위원회를 출범을 선포하고 '예방-치료-회복' 전주기를 아우르는 정신건강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일상적 마음 돌봄 체계 구축 ▲정신응급대응 및 치료 체계 재설비 ▲온전한 회복을 위한 복지서비스 혁신 ▲인식 개선 및 정신건강 정책 추진체계 정비 등을 이번 정책의 4대 전략으로 꼽았다.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 사업의 핵심은 우울,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국민에게 심리상담을 총 8회 제공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일상에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는 국민들은 언제든 전문가의 심리 상담을 받도록 하고 임기 내 총 100만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에는 정신건강 위험군을 대상으로, 2026년부터는 일반 국민까지 확대해 2027년까지 국민 100만명에게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8회가 하나의 패키지인 심리 상담은 1회당 8만원의 비용이 든다. 국가는 이 비용을 소득수준별로 차등해 청구할 방침이다. 소득취약계층은 거의 무료이며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구간의 시민은 약 30%, 2만4000원의 자기 부담금이 발생한다.
9월부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 누구나 언제든지 마음 건강 자가 진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화보다는 텍스트 대화를 선호하는 청년층의 특성을 고려한 방안이다.
치료 체계도 재설비한다.
윤 대통령은 "갑자기 몸이 아프면 응급실에 갈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위기가 생기면 대처 방안을 찾기 어렵다"며 "정신응급대응을 위한 인력과 센터를 빠른 속도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역의 위기 개입팀 인력을 2023년 204명에서 올해 306명으로 102명 확대한다.
또 현재 12개인 권역 정신응급의료센터를 2028년까지 32개로 확대하고 정신응급환자가 입원할 수 있도록 대기하는 공공 정신 응급 병상도 점진적으로 늘린다.
정신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한 개선 방안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을 온전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넘어 재활, 고용, 복지 서비스가 패키지로 제공돼야 한다"며 "정신질환을 겪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을 되찾을 기회마저 놓치지 않도록 정부가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낮 병동 6시간 미만 이용과 병원 기반 사례 관리에 대한 수가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2025년 상반기부터 장기 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의료급여 환자 부담은 면제한다.
마약중독 수준별 치료를 위해 치료보호기관을 권역 기관과 일반기관으로 구분하고 권역 중독치료기관을 올해 9곳 새롭게 지정한다. 2029년에는 이를 17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중독치료의 치료난이도와 위험도를 반영한 별도 치료수가와 보상 수가를 신설하고 마약중독 치료 보호비에 대해 건강보험을 8월부터 적용한다.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도 올해 60곳에서 내년 85곳으로 확대한다.
윤 대통령은 예방-치료-회복 등 전주기에 걸친 정신건강 정책보다 중요한 건 편견 해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 인식 개선과 편견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정신건강정책 세부계획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보완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후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강윤형 위원은 최근 정서 위기 학생이 급증하고 있어 초등학생에 대한 마음건강 조기 교육, 위기 학생에 대한 관점의 전환과 체계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던 아들의 자살을 경험한 50대 여성은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우울과 공황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상담, 강연, 공연 등을 통해 예술계 종사자들의 마음건강을 돕는 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며 이야기를 공유했다.
조울증 경험자이자 유튜브 채널 운영자인 고하영 위원은 응급 위기상황 발생 시 원활한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통령은 토론을 경청한 뒤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정신질환도 육체적 질환과 동등하게 온 사회가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며 일상 생활에서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는 일에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모두 함께 관심을 갖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에는 정신건강 정책의 비전을 마련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내년부터 재정도 본격 투입할 것"이라며 관계 부처에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적극 발굴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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