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역인재전형은 지방의료에 쓰여야 한다

박하늘 기자 2024. 6. 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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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유학'이라는 말이 흔해졌다.

비평준화 지역의 명문고, 지방에 소재한 특목고, 자사고 입학을 위한 지방유학이었다.

물론 지방유학의 목적은 서울에 있는 명문대였다.

최근 지방유학이라는 말이 빈번해진 것은 당연히 의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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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늘 천안아산취재본부 기자

'지방유학'이라는 말이 흔해졌다. 기자의 학창시절에도 지방유학은 있었다. 비평준화 지역의 명문고, 지방에 소재한 특목고, 자사고 입학을 위한 지방유학이었다. 물론 지방유학의 목적은 서울에 있는 명문대였다. 그래서 농어촌특별전형 자격이 있는 몇 몇 지방 고등학교는 더 인기가 좋았다.

최근 지방유학이라는 말이 빈번해진 것은 당연히 의대 때문이다. 2025학년도 대입에 전국 의과대학 선발인원이 4610명으로 늘었다. 이 중 지역인재특별전형으로 1913명을 뽑는다. 전체 선발인원 중 40%가 넘는다.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지역 중학교를 졸업하거나 지방대학 소재 고등학교를 입학해 졸업한 학생에게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을 준다.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유학을 오려한다.

충청은 지방유학 인기지역이다. 영어교육기업 윤선생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생 이하 학부모의 33.7%가 지방유학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지역인재전형 지원을 위해 자녀와 함께 지방으로 이주하는 것에 27.6%가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가장 선호하는 이주 지역으로 수도권과 그나마 가까운 충남(64.5%), 대전(54.7%), 충북(51.4%)을 꼽았다. 종로학원이 전국 초등생 전입·전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충청만이 6개 권역 중 유일하게 순유입이 있었다. 충청 중에서도 아산에 순유입이 가장 많았다. 공교롭게도 아산에는 순천향대가 있다. 순천향대는 내년 입시에 의대 정원 150명 중 64% 가량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지역인재전형의 의도 자체가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정주다. 지방대육성법에서 그 목적을 못박아 놨다. 서울·수도권 대학은 해당 사항이 없다. 의료개혁의 가장 큰 이유는 지방의 의료기반 붕괴에 있다. 지역인재전형은 지방 의료를 살리는데 사용돼야만 한다. 인기지역 이면엔 잠재적 손해를 볼 아이들이 있다는 의미다.

자녀의 입신양면은 어느 집이나 바라는 바다. 사람은 이기적이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사회는 사람의 선의가 아닌 제도로 작동 해야 한다고 믿는다. 의대 지역인재전형 확대가 소수의 출세에만 이용되지 않기 위해선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고등학교 지방유학을 했던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취직한 직장을 따라서 사는 곳을 옮겼다. 최근 일본 정부가 지방 의대 졸업 후 일정 기간 현지에서 의무근무하는 제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인재전형이 빛을 보기 위한 정부의 복안이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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