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모니터링·비상 훈련”...이차전지업계도 화성공장 화재 참사에 초긴장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터리기업들은 대부분 화재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교육 중이다. 단순히 소방법에 위반되지 않는 수준을 넘어 자체적으로 다수의 보호 장치를 적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을 비롯한 배터리기업들은 건구축물 가스계 소화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소방시설을 가동하는 것 외에도 공기 흡입형 감지기, 겐급 배기시설, 호스릴 추가 설치 등을 통해 화재 위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전지와 재료 보관 시 일정 간격을 두고 트레이에 넣는 등 구획해 보관하고 트레이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물건별로 이상 신호를 감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화재 초기 대응이 가능하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산업단지 내 건립된 소방서와의 협업은 물론 자체적인 소방방재센터를 운영해 비상 상황 발생 시 빠르게 출동해 진화에 착수한다. 살수 장비와 배터리 전용 소화약제가 담긴 소화기를 현장에 구역별로 비치해 놓은 뒤 위치와 사용법을 수시로 안내하고 보호구를 착용하는 요령과 소화시설 전개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분기마다 전문적인 비상 상황 대비 훈련도 시행한다. 재난현장표준작전절차(SOP)에 담긴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인터넷데이터센터 내 재난 대응 등 화재 장소나 유형별로도 시나리오를 마련해 세분화된 작전 방법을 공유하고 상시 훈련을 실시한다. 전지보관장소에 대해서는 특별히 매달 훈련에 나서기도 한다. 이차전지가 불타면서 불산가스와 같은 독성물질을 내뿜어 유해물질 대응에 방점을 찍은 교육도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복수의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발 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고 소방법상 기준도 더 타이트하다”며 “초동 대응이 중요한 만큼 365일 24시간 내내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함께 대응 교육 및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이차전지 리사이클링업체의 경우 필연적으로 폐리튬전지를 대량 보관해야 하지만 별도의 안전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로 컨설팅을 하려고 해도 근거 규정이 없어 어렵다. 대규모 전지공장 건립이 예정된 새만금산업단지 내에 종합소방센터가 없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실 크고 작은 화재들이 현장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일률적이기보다는 사업장별 특성에 따른 대응 계획이 필요하고, 제어하기 힘든 불길인 만큼 인명 피해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도 “늘 위험 요소에 대응이 뒤처지는 느낌을 받아 왔다”며 “정부의 제도 보완과 기업의 자정 노력이 같이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소방청은 다음 달 9일까지 전국 전지 관련 시설 213곳을 대상으로 긴급 화재 안전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소방청은 화재 위험 요인 사전 제거로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전지제품 다량 적재 작업장 등 안전 관리 실태 확인 ▲소방시설 및 피난·방화 시설 유지관리 ▲위험물 저장·취급 및 안전 관리 규정 준수 여부 ▲전기·가스 등 안전관리 ▲공장 내부 복수의 비상탈출로 확보 여부 ▲외국인 근로자 화재 시 대피 요령 등 안전 교육 등을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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