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장인화號 포스코, 탄소중립 기술로 `新철기시대` 연다
탄소배출 없는 '하이렉스' 개발
2050년 수소환원제철 상용 목표
전기용융로 설비 등 저탄소 앞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제10대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 직후 바로 달려간 포항제철소 현장에는 '속도 조절'을 모르는 포스코의 두 개의 심장이 뜨겁게 뛰고 있었다. 3년만의 포스코그룹 복귀와 함께 시작한 100일 현장경영에서 장 회장은 무엇을 보았을까.
24일 찾은 포항제철소는 '하이렉스'(HyREX) 기술개발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었다. 하이렉스는 수소환원제철 기술로, 100% 수소로 철광석을 환원(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것)하는 게 핵심이다.
포스코는 2020년 아시아 철강사 중 처음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이렉스는 탄소중립과 신(新) 철기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기존 제조 방식은 고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섭씨 1500도 이상의 열로 녹이면서 철광석(Fe2O3)에서 산소(O2)를 떼어내어 만든다. 이 과정에서 기후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가 다량 발생한다.
이와 달리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에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대신 수소(H2)를 넣어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반응과 철광석을 녹이는 용융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수소는 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없다.
하이렉스 공정은 유동환원로에서 수소에 의해 산소가 90%가량 떨어져 나간 직접환원철(DRI)을 만들고, 이를 ESF 전기용융로에 넣어 나머지 10%의 산소를 제거해 최종적인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하이렉스추진반장인 배진찬 포항제철소 상무는 "광석의 산소를 탄소로 떼어내 온 지난 3000년 간의 탄소 환원의 역사를 바꾸는 일을 이곳 포항제철소에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가 현재 적용 중인 기술은 파이넥스(FINEX)로, 석탄 사용 과정 중 발생하는 수소를 철광석의 환원에 약 25%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75%는 일산화탄소다. 이를 '수소 100%' 사용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수소환원제철 공정인 하이렉스다.
배 상무는 "2030년 중반 연산 25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 상용화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고로 공정 기반으로 기존 설비를 향상시키고, 전기로를 도입해 2030년 저탄소 제품 공급체계를 구축, 2050년 수소환원제철 기반의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30년까지는 기존설비의 효율적 운영을 통한 '저탄소 브릿지 기술'로 탄소배출을 줄여가고, 하이렉스 공정 시험설비를 가동해 요소기술을 검증해 차후 상업화로 규모를 키우기 위한 설계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40년까지는 전기로 공정을 활용해 전기로에서 고급강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2050년까지는 수소환원제철로의 본격적인 설비 전환을 이룬다는 것이다.
포스코가 처음으로 공개한 전기용융로 시험설비(파일럿 ESF)도 볼 수 있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함께 전기로를 도입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나간다는 저탄소 계획의 일환으로, 그룹사 SNNC의 '합금철 ESF' 운영 노하우가 활용됐다.
시간당 최대 1톤의 용선 생산이 가능한 규모로 지난 1월 완공됐으며, 총 15톤의 용선을 출선한 상태다.
시험설비는 원료가 혼합돼 보관되는 호퍼(hopper), 그 밑에서 원료를 균일하게 흘려보내 용융하는 설비, 초대형 샤프심을 연상케하는 전극봉 등으로 이뤄졌다. 3개의 전극봉 간에 발생하는 아크(스파크)열이 노 안에 투입된 원료를 녹인다. 노는 맨 아래에 놓이는데, 루프(덮개) 안쪽의 내화물 교체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박재훈 전기로 연구그룹장은 "이 설비는 추후 3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 시험설비로 만들기 위해 가동 중"이라며 "아크 제어 기술 등 추가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2월 광양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다. 탄소 감축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약 6000억원이 투자된 대형 전기로가 2026년부터 가동된다.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바로 쓰거나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혼합하는 합탕 기술로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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