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택견 전공 폐지 일파만파 "용인대 총장 사퇴하라"
택견 전공 폐지가 용인대의 비리 등과 맞물려 있다는 의혹 제기
"학교법인 관계자, 친인척에 대한 특혜의혹 지적한 교수에 대한 보복"
용인대 측 "성명에 대한 내용 파악치 못한 상황에 공식 입장 어렵다"
용인대학교의 택견 전공 과목 폐지 문제가 교내 구성원 뿐 아니라 외부 관련 단체와의 마찰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대한체육회 정회원 단체인 대한택견회가 용인대학교 총장 사퇴를 공식 요구하는 등 용인대를 상대로 날선 규탄에 나섰다. 세계 유일의 택견 전공 과목의 폐지를 결정한 것에 대해 택견 종목 단체로써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택견회는 택견 전공 과목 폐지가 용인대의 비리 및 위법 행위와 맞물려 있다는 의혹을 폭로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따라 택견 전공 과목 폐지 문제는 교내를 벗어나 외부 단체와의 법적 공방으로 번질 조짐이다.
택견회는 25일 '용인대학교 단호학원 규탄' 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용인대 택견 전공 폐지에 대한 입장 및 관련 요구사항을 공표(公表)했다.
택견회는 이 성명서에서 "택견은 대한민국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이라고 전제하면서 "민족·국가적 가치를 지닌 택견 인재를 양성하는 세계 유일의 4년제 고등 교육기관인 용인대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학교 구성원들간의 민주적 의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채 졸속·파행·보복적인 조치(전공 폐과)를 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는 무도·체육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지며 국위를 선양했던 용인대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한 셈" 이라고 규탄 성명의 공표 배경을 설명했다.
택견회는 특히 택견 전공 폐지의 배경이 학교 비리와 맞물려 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택견 전공 폐지가 단행된 것이 학교법인 관계자의 친인척에 대한 특혜의혹과 재단 또는 대학 관련 비리 의혹 등을 지적해 왔던 용인대 장경태 교수에 대한 보복일 수 있다는 것이 택견회의 주장이다.
택견회가 보복 피해자로 명시한 장 교수는 용인대에서 택견 전공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대한택견회 수석부회장과 한국대학교수노동조합 용인대학교지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택견회는 성명을 통해 "장 교수에 대한 재단과 학교측의 집중적인 탄압 양상이 맞물려있다. 용인대 일부 구성원들은 총장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장 교수 등에 대한 보복성 구조조정으로 택견 전공을 폐지했을 수 있다는 의혹들을 대한택견회에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장 교수가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인 한국사립대학교수노동조합 용인대지회는 지난 2월 27일 학교 측이 최초 발표한 택견 전공 인원 축소 및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2025·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 정원 조정안'에 대해 3월 5일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특성화 전략에 맞게 조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 부학장 제도 반대, 기숙사 장소 변경에 대한 문제점 등을 공표하는 등 학교 측과 대립각을 세워 왔다.
장 교수는 당시 CBS노컷뉴스와의 관련 취재에 "교수 노조의 학교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 공표 후 유독 택견 전공만 폐과가 결정됐다. 합리적으로 노조 탄압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CBS노컷뉴스 3월 26일자 보도· [단독]용인대, 67% 반대에도 '세계 유일 택견 전공 폐과 추진)
보복성 택견 전공 폐지 의혹에 대해 택견회는 성명서에서 "택견회 임직원 및 전국의 택견 지도자, 심판, 선수, 동호인 회원 모두는 택견 전공에 대한 탄압과 장 교수에 대한 보복에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일갈했다.
택견회, 총장 사퇴 및 사학 비리 의혹에 대한 법적조치 이행, 택견 전공 폐지 조치 철회 등 요구
택견회는 또 용인대에 3개 사항을 요구하고 나섰다. ▲비민주적으로 택견 전공 폐과를 선언한 용인대 총장은 이번 사태의 택임을 지고 사퇴할 것 ▲사학비리행위·대학운영위법행위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절차와 법적 조치를 이행할 것 ▲대한택견회 수석부회장 장경태 교수에 대한 보복을 중단하고 택견 전공에 대해 이뤄진 부단한 차별에 대한 진지한 사과 및 택견 정공 폐과 조치를 철회할 것 등이 3개 요구 사항의 골자다.
이일재 대한택견회 회장은 "(용인대의) 반 교육·민주·국가적인 택견 전공 폐지 조치와 관련 내용·절차에 대해 그 어느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택견회가 성명을 통해 요구한 사항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든 역량을 모아 적극적인 규탄활동을 전개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에 필요한 별도의 대응팀을 조직해 법적, 행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힌다"고 부연했다.
대한택견회의 규탄 성명과 관련해 용인대 대외협력실 간부는 "해당 성명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인 현 시점에서는 관련된 학교의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 택견, 바둑 등 세계 유일 체육학과(전공)들이 잇따라 폐과(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으로, 내부 구성원 등과의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 (CBS노컷뉴스 3월 28일자 보도·'세계 유일 학과인데…' 택견에 바둑까지 줄폐과, 왜?)
이들 대학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의 예외 사유 규정을 적용, 폐과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의 예외 사유 규정을 근거로 입시 계획을 변경한 것은 논란이 지속 중인 의대 정원 증원건과 동일한 경우에 해당한다. (CBS노컷뉴스 4월 12일자 보도·[단독]바둑·택견 줄폐과, 예외 法 적용 '의대 증원 판박이')
용인대는 1953년 '대한유도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했다. 체육계열 특화 대학으로 유명하다. 교내에 체육계열 단과대학 2개(체육과학대학, 무도대학)가 있다. 이는 4년제 종합 대학 중 유일하다. 올림픽 및 세계 대회에서 메달리스트를 다수 배출한 학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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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동규 기자 dk7fl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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