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에 넘어진 사람이 치료비 요청...법원의 판단은[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최우석 2024. 6. 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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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옆으로 50대 남성 B씨가 지나갈 때였다.

A씨의 반려견은 B씨를 향해 짖었고, B씨는 깜짝 놀라 뒤로 넘어졌다.

B씨는 A씨에게 "치료비 500만원 가량을 배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례에서 B씨는 전방십자인데 재건술 후 3~5mm미만의 동요가 확인돼 노동능력 상실률 10%가 인정돼 5000만원의 손해가 잡혔고, 이에 더해 A씨는 위자료와 치료비도 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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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 30대 여성 A씨는 초소형 반려견 '요크셔 테리어'에 목줄을 걸고 산책하러 나갔다. A씨 옆으로 50대 남성 B씨가 지나갈 때였다. A씨의 반려견은 B씨를 향해 짖었고, B씨는 깜짝 놀라 뒤로 넘어졌다. B씨는 일어났지만 걷기가 힘들었다. 응급차가 출동했고, B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 진단명은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B씨는 A씨에게 "치료비 500만원 가량을 배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 입장에선 억울했다. 요크셔 테리어와 물리적 접촉도 없었는데 짖는 소리에 B씨가 넘어진 것도 이상했다. 치료 비용도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반려견에 놀라 넘어진 사람에게도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까. 분쟁이 벌어질 경우 법원은 견주의 잘못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A씨의 사례 또한 마찬가지였다. 견주가 요청을 묵살하자 B씨는 견주를 형사고소했다. 견주 A씨는 ‘과실치상’의 혐의로 3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B씨는 벌금형을 근거로 이번엔 5000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걸었다.

형법은 원칙적으로 고의로 사람을 해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경우만을 처벌한다. 하지만 일부 예외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과실치상죄’이다. 과실치상이란 실수로 사람의 신체를 다치게 한 경우를 말하며, 이러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진다.

형사상 범죄가 성립되면, 피해자는 자신의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민사소송을 필수적으로 진행한다. 민법은 동물의 점유자는 그 동물이 다른 사람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민법상 조문을 근거로 피해자는 동물의 점유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된다.

민사 재판에서 치료비, 일실 손해, 위자료 등 피해배상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이때 전문의료인의 신체감정이 뒤따른다.

전문의료인이 감정한 노동능력 상실률을 계산해 손해액을 특정하는데 ‘대한정형외과학회 맥브라이드 장애평가의 새로운 이해’에 따르면 △전방십자인데 재건술 후 10mm이상 동요가 확인되면 노동능력 상실률 29% △전방십자인데 재건술 후 5~10mm미만의 동요가 확인되면 노동능력 상실률 19% △전방십자인데 재건술 후 3~5mm미만의 동요가 확인되면 노동능력 상실률 10% 정도로 계산한다.

사례에서 B씨는 전방십자인데 재건술 후 3~5mm미만의 동요가 확인돼 노동능력 상실률 10%가 인정돼 5000만원의 손해가 잡혔고, 이에 더해 A씨는 위자료와 치료비도 물게 됐다. 유리한 정상도 일부 참작됐지만 A씨는 반려견과 산책하다 전과도 얻고, 수천만원의 배상도 하게 됐다.

미래로 법률사무소의 이은성 대표변호사는 “반려견은 동물이므로 예상치 못한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다”면서 “산책시 다른 사람이 가까이 오거나 스쳐지나가는 경우 보호자는 반려견의 돌발 행동을 막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반려견에 목줄을 했다는 것 만으로는 과실이 없는 것이 아니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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