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경부선 버스전용차로, 안성까지 연장됐습니다!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는 동생은 매주 금요일에 고속버스를 타고 본가에 올라왔다가 일요일 오후쯤 아버지의 차를 타고 기숙사로 돌아간다. 본가에서 동생의 학교까지 갈 때면 늘 경부선을 이용한다. 나는 주말마다 밀린 과제를 하느라 매번 함께 데려다 주지는 못했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경부선이 막히기라도 하면 하루를 꼬박 도로에서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워낙 통행량이 많은 도로이니 막히지 않는 날을 떠올리기가 더 어렵기도 했지만 동생도 본가에 올라올 때 버스를 타고 오가면서 막히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고 했다. 동생이 버스를 예매하는 금요일 오후는 본가로 향하는 기숙사생들이 다른 평일에 비해 훨씬 많아서 버스표를 예매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타고 올라오는 시간도 다른 요일에 비해 유난히 더 오래 걸린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동생도 버스전용차로 구간이 더 길어졌다는 소식이 참 반갑다고 말했다.
종강할 때까지 한동안 얼굴을 보지 못할 것 같아 6월의 첫 번째 일요일에 함께 아버지 차를 타고 동생을 바래다주었다. 그러던 중에 경부선 버스전용차로 변경 내용을 알리는 고속도로 현수막을 봤다.
‘평일 버스전용차로 시점 변경 : 오산 -> 안성 IC’
버스전용차로제는 버스의 운행 속도와 정확성을 높여, 대중교통의 이용을 촉진하고자 도로의 일부를 버스만 통행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둔 제도이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경부선의 버스전용차로가 양재에서 오산까지였는데 따로 내용을 더 찾아보니, 국토교통부에서 오는 6월부터 경부선 평일 버스전용차로 구간을 연장했다고 한다.
5월까지는 평일 양재나들목에서 오산나들목까지만 운영되었던 버스전용차로가 지난 6월 3일부터는 양재나들목에서 안성나들목 인근까지 연장 시행된다고 한다. 토요일과 공휴일의 경부선 버스전용차로는 그대로 양재나들목에서 신탄진나들목까지 유지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토요일과 공휴일에 신갈분기점부터 호법분기점까지 운영 중인 영동선 버스전용차로는 6월 1일부터 폐지된다고 한다.
왜 버스전용차로를 연장한 걸까? 그동안 수도권 남부 지역의 출퇴근 버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평일에 경부선의 버스전용차로 연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주말 영동선의 경우는 일반차로가 정체되는 문제 등으로 인해 버스전용차로 폐지 민원이 지속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아직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국토부에서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버스전용차로를 위반하는 사례가 없도록 고속도로 전광판, 휴게소의 현수막, 라디오 등의 교통방송을 통해 버스전용차로 조정 내용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었다.
이번 주 월요일에 동생이 종강과 동시에 기숙사를 퇴소했다. 짐을 택배로 부치지 않고 직접 옮긴다고 해서 나도 손을 보태러 함께 내려갔다. 평일이라 마침 버스전용차로가 연장 시행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직 버스전용차로가 연장되었다는 소식을 잘 모르는 운전자들도 많은 것 같았다. 안성까지 11km를 앞둔 와중에 버스전용차로로 지나가는 승용차들을 꽤 많이 보았다.
전광판으로 버스전용차로가 안성까지 더 늘어났다고,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시행된다고 안내되고 있는데도 확인을 못 한 모양이었다.
버스전용차로 위반에 대한 단속은 6월 1일 시행 후 3개월 동안 계도 기간을 둘 예정이라고 한다. 경부선의 버스전용차로가 조정되면서 내 동생과 같은 학생들의 이동이나 평일 직장인들의 출퇴근 문제도 개선될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버스전용차로가 축소될 필요가 있던 영동선에서는 일반차로가 더 늘어났으니 도로 정체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화된 제도를 잘 숙지하고 도로교통법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로 달리면 범칙금은 승용차 6만 원, 승합차 7만 원이며, 과태료는 승용차 9만 원, 승합차 10만 원이다. 벌점은 각각 30점씩 부과된다. 이번 달 초에 바뀐 제도인 만큼, 아직은 헷갈릴 수 있지만 운전자들이 변화된 버스전용차로 구간에 대해 잘 기억해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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