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AI업계 “글로벌 소버린AI 벨트, 韓정부-기업 원팀 되면 가능”

2024. 6. 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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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적 국회의원 연구모임 ‘국회 AI 포럼’ 출범
하정우 네이버 AI이노베이션 센터장 기조발제
美·EU·日 이어 캐나다 2.4조 규모 패키지 지원
“강력한 거버넌스 권한으로 소버린 AI 나서야”
초당적 국회의원 연구모임 ‘국회 AI 포럼’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총회 및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대표의원인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책임연구의원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20여명의 여야 현역의원이 참석했다.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대한민국 정부와 인공지능(AI)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 스타트업이 전부 원팀이 되면 ‘글로벌 소버린(sovereign) AI 벨트’가 만들어진다. 거기서 내수시장을 극복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코리아 등 국내 AI업계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 연구모임 ‘국회 AI 포럼’ 창립총회에서 정부와 국회의 초당적 지원을 촉구했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하정우 네이버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국내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소버린 AI’ 시장을 지목하며 산업 진흥과 합리적 규제 마련을 위한 정치권의 신속한 대응을 호소했다.

하 센터장은 이날 챗GPT 출연과 동시에 급격하게 성장한 생성형 AI 시장 현황을 전하며 “나를 이해하는 AI 비서가 글만 아니라 음성, 영상을 모두 이해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사용자의 명령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일자리를 대체하는 게 아닌,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빠르게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중동 등이 수조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자국어 기반의 소버린 AI 개발에 뛰어든 긴박한 상황도 전했다. 그는 “미국은 AI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칩스법을 만들어 인텔 등 기업에 투자했고, 일본은 소프트뱅크가 4500억원을 투자해 일본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일본 중심 소버린 AI 개발에 나섰다”며 “프랑스의 ‘미스트럴 AI(Mistral AI)’가 1년 만에 8조원짜리 기업이 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상원의회가 발표한 법안은 1번이 규제가 아닌 ‘서포팅(Supporting·지원)’을 이야기한다”며 “3번까지 기회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도와주느냐를 담은 로드맵”이라고 했다.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2조4000억원 규모의 패키지 지원책에는 ▷연구계·스타트업 등 기업 활용을 위한 컴퓨팅 인프라(2조원)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솔루션(1000억원) ▷창작자 AI 교육(500억원) ▷AI 안전연구소 투자(500억원) 등이 포함됐다. 최근 고사양 AI에 사용되는 미국 엔비디아사(社)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입을 제한 당한 중국은 자금력을 지닌 중동에 접근 중이다. 하 센터장은 “한국과 같이 공동 개발·투자·운영, 공동 생태계를 조성하자고 하는 섹터가 중동과 아세안, 일부 유럽에 있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하정우 네이버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구모임 ‘국회 AI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하 센터장은 소버린 AI 경쟁의 배경으로 “AI는 전기와 인터넷, 교통망 같은 기본 기술이고 그것이 종속됐을 때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라며 기술 종속이 곧 미래세대의 ‘문화 종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훨씬 많은 나라가 소버린 AI를 만들고 있고 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당히 앞서 있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2021년까지만 3등이고 지금은 솔직히 말해 몇 등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 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AI 업계의 노력을 언급하며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최근 우리 정부도 설립 의지를 밝힌 AI 안전연구소에 대해서는 “새로운 ‘게임의 룰’을 만드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관련 논의에) 전문가가 들어가야 하고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규제 일색인 관련 논의에 대해서도 “AI가 너무 똑똑해져서 통제를 못할 것이란 걱정은 기술적·교육적으로 풀면 된다”며 “다른 국가는 다 쓰는데 우리만 뒤로 밀린다면 누가 책임지려고 하실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소버린 AI는 기업 혼자 하는 게 아닌, 정부와 기업이 한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미국은 백악관이 직접 챙기고 있다. 훨씬 더 강력한 거버넌스 권한을 갖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창립총회에는 포럼 대표의원인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책임연구의원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20여명의 현역 여야 국회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민간에서는 유봉석 네이버 대표, 구영규 카카오 부사장, 야놀자 이준영 테크부문 대표, 구글코리아 김경훈 대표,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포럼은 22대 국회 AI 기본법 등 관련 제반 입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에서는 AI 관련 법안은 13건이 발의됐으나 이용자 보호 및 규제 강도를 둘러싼 이견과 잦은 정쟁에 발이 묶여 모두 자동 폐기됐다. 이인선 대표의원은 이날 축사를 통해 “정계와 관계, 학계 모두가 힘을 합쳐 우리나라의 AI 기술뿐 아니라, AI를 통해 사회적으로 통합할 모든 분야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책임연구의원은 “AI 기술과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을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며 “AI가 우리 삶의 가치관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는 포럼을 만들겠다”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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