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폭로·협박’ 황의조 형수 항소심서도 ‘징역 3년’ 선고
재판부 “진지하게 반성 안한다”
축구선수 황의조씨가 불법촬영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씨의 형수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4-1부(재판장 박혜선)는 2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및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씨의 형수 이모씨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씨가 다수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고 피해를 주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영상·사진 등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황씨에게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수사 과정에서부터 1심 재판 초기까지도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다 지난 2월 갑자기 재판부에 자필 반성문을 내며 범행을 자백했다. 1심 선고 전에 서울중앙지법에 2000만원을 형사 공탁하기도 했다. 이에 불법촬영·유포 피해자 측은 “공탁금을 받을 의사가 없다”며 이른바 ‘기습 공탁’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끝을 알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에 충분하고, 피해자는 여전히 이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이씨는 수사단계와 재판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증거조사를 방해하다가 돌연 반성문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뤄졌고, 이씨가 범행 경위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원심에서 피해자를 위해 2000만원을 형사 공탁했지만 공탁에 대한 피해자 의사 등을 종합할 때 유리하게 보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며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이은의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의 피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시하고 공탁의 의미까지 따졌다는 점에서 피해자에게 건넨 위로의 편지라고 받아들였다”고 자평했다. 이어 “촬영물 유포에 대해선 2심까지 끝났지만 황씨의 불법촬영물 혐의는 아직 기소조차 되지 않아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며 “하루빨리 기소가 이뤄지기를 수사당국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20일 불법촬영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송치돼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https://m.khan.co.kr/sports/football/article/202403141111001#c2b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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