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연애’ 납량 특집 기획인가 했는데 연프 맞네 [TV보고서]

[뉴스엔 하지원 기자]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신들린 연애'가 연애 프로그램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6월 18일 첫 방송된 SBS '신들린 연애'는 MZ 점술가들의 운명을 건 연애 리얼리티로, 늘 남의 연애운만 점쳐주던 각 분야별 용한 남녀 점술가 8인이 직접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로그라인만 보면 지상파에서 송출이 가능한 것인지 약간의 의문이 생긴다. 심지어 '신들린 연애'는 SBS 예능국이 아닌 시사교양국에서 탄생했다. 이에 첫 방송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잘 되겠냐'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왔었다. 그러나 사주명리, 무속신앙 등 대중적이라고 하기 어려운 소재를 연애 프로그램에 접목시킨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첫 회는 어딘가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도파민을 자극했다. 타로마스터, 역술인, 무당이라는 직업을 가진 출연진들은 '신명당’에서 이성의 사주정보만 보고 운명의 상대를 점쳤다.

이 과정에서 오방기, 부채, 만세력 등 기상천외한 물건들이 등장해 놀라움을 안겼다. 특히 '신명당'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미래를 점치는 이들에게 있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점이 묘한 긴장감을 유발했다.

이후에는 점술가 솔로남녀들의 첫 만남이 공개됐다. 배우 강소라, 유연석, 송중기 닮은 꼴 출연진들이 연이어 등장, 훈훈한 비주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첫 만남을 가진 이들을 지켜보고 있자면 '무당은 무당을 알아볼까', '무당은 첫인상으로 누굴 선택할까'와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맴돌며 마치 추리 예능프로그램을 보는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출연진들이 별생각 없이 나누는 이야기들엔 괜한 의미부여도 하게 된다.

후반부에는 타 연애 프로그램처럼 저녁을 함께 만들어 먹고 첫인상 선택을 하는 등 모습이 그려졌다. 공개적으로 진행된 첫인상 선택에서는 함수현(무당)이 남자 4명에게 몰표를 받았다.

25일 공개된 2회에서는 1:1데이트 현장과 직업 및 과거사가 공개됐다. 출연진들은 과거가 담긴 사진을 보고 데이트 상대를 추리해 원하는 사람을 선택, 데이트를 즐겼다. 함수현과 허구봉(사주)은 죽도암에서 삼배를 하는 신박한 데이트로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방송 초반 여자 출연진 중 유일한 무당으로 카리스마를 뽐냈던 함수현은 반전 과거사를 공개해 뭉클함을 안겼으며, 명량하고 밝은 에너지를 보여줬던 최한나(타로)는 스스로 점친 연애운에서 '데스카드'를 뽑고 체념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직업 공개 후 출연진의 관계에 변화 조짐이 보였다. 운명의 상대가 누구인지 알면서도 의지와 감정에 흔들리는 모습은 여느 연애 프로그램 속 출연자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외모, 성격, 직업보다 사주가 가장 큰 선입견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들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나갈지 궁금증이 모인다.

시청자들은 가볍게 입문한 '신들린 연애'에 단숨에 빠져든 모습을 보였다. ‘신들린 연애’는 2회만에 2049 시청률 1.2%로 전 채널 1위, 순간 최고 가구시청률 3%를 기록,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 중 가구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시청자들은 "무당들로만 구성됐으면 숨 막혔을 것 같은데 다양한 직업군이 나와서 더 재밌다", " 출연진 직업들이 흥미진진하다", " 무당들의 연애라니 거부감도 드는데 신기하고 이상하네", "진짜 요즘 무당들 보면 이쁘고 잘생긴 사람 너무 많다", "점치는 사람도 자기 운명은 모를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신들린 연애'는 총 6부작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