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혈액암 발병에 서울교통공사, 직원 816명 대상 전수조사

김주영 2024. 6. 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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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혈액암 발병 사태가 발생한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가 직원 816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공사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다음달부터 내년 1월까지 전동차 도장 작업과 배수 펌프실 점검 등 유해 요인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직원 816명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한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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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도장 작업·배수 펌프실 점검자들
조사위 구성해 조사… 인과관계 등 분석
공사 “보호방안 마련·환경 개선 나설 것”

집단 혈액암 발병 사태가 발생한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가 직원 816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공사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다음달부터 내년 1월까지 전동차 도장 작업과 배수 펌프실 점검 등 유해 요인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직원 816명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한다고 26일 밝혔다. 도장 작업자는 529명(현직 509명·퇴직 20명), 펌프실 점검자는 287명(현직 248명·퇴직 39명)이다. 작업 환경과 혈액암 발병간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이번 조사위는 직업환경 분야 전문의와 노동전문 변호사, 보건학 교수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서울 구로구 서울교통공사 천왕차량기지에 전동차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금까지 혈액암 진단을 받은 공사 직원은 8명이다. 이 중 4명이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고, 1명은 현재 산재 절차를 밟고 있다. 공사는 도장 작업과 펌프실 점검 과정에서 혈액암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동차 외관이나 하부의 대차, 회전모터 등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3년 단위로 도장 작업을 진행하는데, 과거 벤젠 성분이 포함된 신나를 유성페인트와 함께 사용해 흡입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배수 펌프실의 경우 라돈이 다량 함유된 집수정(물 저장시설) 배수 펌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라돈을 흡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역은 대부분 지하 암반구간에 건설돼 라돈이 지하수를 통해 방출된다.

조사위는 환경오염 물질과 노출 경로 등 해당 공정의 작업 환경을 확인한다. 작업자 집단 면담을 통해 유해 요인 노출 가능성과 강도를 분석하고, 작업자들의 건강 수준을 평가해 유해 요인과 발병간 인과관계를 조사한다. 작업 환경의 위험 요인 등도 파악한다. 조사를 마무리한 뒤, 내년 2∼4월에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공사 측에 제시한다.

공사는 혈액암으로 인한 산재가 승인된 2019년부터 벤젠 성분이 포함된 신나 사용을 중단했다. 2022년부터 벤젠계 희석제 사용이 불필요한 전동차용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개발해 사용 중이다. 페인트 건조 시 발생하는 유해 물질을 차단하고자 군자·신정·지축 등 3개 차량기지에 친환경 도장 설비도 구축했다. 내년 6월까지 2개 기지에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세척 시 발생하는 유증기 비산 방지를 위한 환기 설비도 5개 차량기지 18개소에 추가 설치한다.

이 밖에 배수 펌프실 점검 환경을 개선하고자 2017년 56개 역 펌프실에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기도 했다. 백호 공사 사장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해 요인 노출 직원들의 건강 검진과 발병 직원 지원 등 보호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며 “작업장 유해 물질 노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추가 작업 환경 개선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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