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에서 한 명' 경계선 지능 위험…정부 최초 실태조사
[EBS 뉴스12]
지적장애는 아니지만, 새로운 걸 배우거나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경계선 지능, 혹은 느린 학습자라고 합니다.
또래보다 발달이 뒤처지기 쉬워서 제때 개입해 지원하는 게 절실하지만, 그동안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았는데요.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를 진태희 기자가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리포트]
전국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지난해 자신이 맡은 학생 중 경계선 지능으로 예상한 학생은 모두 2만 1천여 명에 이릅니다.
이들을 실제 경계선 지능 선별 검사지로 분류해 보니, 실제 1만 2천여 명은 정밀한 지능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계선 지능 위험군'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경계선 지능 탐색군'은 3천6백여 명이었습니다.
조사 대상 학생 35만여 명 가운데 경계선 지능으로 보이는 학생이 4.6%, 반에서 1명꼴이란 얘깁니다.
학년별로 보면, 초등학교 1학년의 경계선 지능 위험군의 비율이 4.2%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6학년이 2.9%로 가장 낮았습니다.
경계선 지능 위험군 중 기초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은 68%로 나타났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율이 높아져, 초등학교 1학년에서 33.3%였던 비율은, 6학년에서 86.9%로 치솟았습니다.
학습 결손이 해마다 누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송연숙 이사장 / 느린학습자시민회
"느린 학습자가 무조건 학습 부진아는 아니거든요. 기초학력이 도달된 친구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번 실태조사는 특히 전국 초등학교 학급의 약 60%가 참여한 정부 최초의 실태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경계선 지능인 규모는 전체 인구의 13.6% 정도일 거란 이론상 추정에만 기대왔습니다.
인터뷰: 교육부 관계자
"일체화된 지능검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어서 가까이서 관찰해 본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이렇게 체크한 부분이라…."
다만, 현장 전문가들은 정확한 지능검사가 아니라 교사의 관찰에 의존한 결과이기 때문에, 경계선 지능 학생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중훈 회장 /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초등학생은) 교육과정 난이도가 낮아서 선생님들이 아이가 어려운지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은 굉장히 높습니다. 실제로 지능검사하면 경도 지적장애가 나오지만 행동 관찰을 통해서 경도 지적장애인지 모르는 경우도 꽤 많아요."
교육부는 중학교까지 실태조사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선별 검사지를 개발 중인 한편, 경계선 지능 학생을 위한 맞춤형 지원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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