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없으니 잘 닦여" 주부들 입소문…물걸레 로봇청소기 1위 기업의 변신

김창현 기자 2024. 6. 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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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톡] 에브리봇
[편집자주] 코넥스는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신(新)시장입니다. 코스피·코스닥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더 큰 기업들의 무대입니다. 코넥스의 강한 기업, 아직 알려지지 않은 좋은 기업을 소개합니다.

정우철 에브리봇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전체 임직원 절반이 연구개발(R&D) 인력으로 구성돼 있고, 해마다 꾸준히 R&D 비용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물걸레 로봇청소기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동휠체어 등 시니어 퍼스널모빌리티(PM)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합니다"

코스닥 상장사 에브리봇은 실내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로봇청소기 개발과 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2015년 설립 후 1년 만에 세계 최초로 바퀴 없는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선보이며 주부들의 입소문을 탔다. 이에 힘입어 2017년 7월 코넥스에 입성했고 2021년 7월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정우철 에브리봇 대표는 R&D 역량을 에브리봇의 핵심으로 꼽았다.

정 대표는 "에브리봇 초창기 창업 멤버들은 전부 로봇 업계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온 1세대 로봇 연구자들이었다"며 "특허도 상당수 보유한 덕택에 창업 당시 신생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로봇 분야에서만큼은 상당한 내공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6년 에브리봇의 첫 제품인 물걸레 로봇청소기 RS500은 세계 최초로 바퀴를 제거한 로봇청소기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지만 물걸레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만큼은 에브리봇이 최근 3년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바퀴 없이 걸레의 회전력으로 움직이는 만큼 제품 하중의 100% 힘이 걸레에 실려 타사 제품과 비교할 때 최대 2배 정도 강한 청소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에브리봇은 임직원 절반 가까이가 R&D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R&D 비용은 △2020년 9억원 △2021년 12억원 △2022년 17억원 △2023년 19억원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정 대표는 "에브리봇의 R&D 센터 산하에는 인공지능(AI)융합 기술연구소, 기술연구소, 신뢰성 시험연구소 등 3개의 연구소가 있다"며 "이를 통해 이스라엘과 로봇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국책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브리봇은 실내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라이다(LiDAR) 센서 국산화 개발 국책 과제를 수행하기도 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활용해 로봇이 장애물과 지형을 인지할 수 있게 해주는 센서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책 과제를 따낸 에브리봇은 총 3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에브리봇이 주력하고 있는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2020년 91억달러(한화 약 12조5671억원)로 평가받았다. 연평균 성장률은 23%로 2028년에는 500억달러(69조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로봇청소기에서 로봇 플랫폼 회사로
에브리봇이 개발 중인 로봇 하부 플랫폼. /사진=김창현 기자
에브리봇은 로봇청소기로부터 획득한 실내 자율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PM 시장으로 진출을 꾀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전동휠체어 전문기업 하이코어를 인수했다. 글로벌 전동휠체어 시장은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PM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외에도 에브리봇 연구소에서는 상부에 기능에 맞는 모듈 설치를 할 수 있는 하부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정 대표는 "고령화 시대가 본격화되면 전동휠체어는 몸이 불편한 사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도로 위의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처럼 일상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개인형 이동 수단이 될 것"이라며 "유통 체인과 협업을 통해 특정 대형마트나 백화점 안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금리가 장기화된 탓에 매출액은 한풀 꺾였다. 영업이익도 2021년 101억원에서 2022년 62억원, 지난해 15억원으로 감소 추세지만, 하반기 상업용 청소 로봇 등 신제품 출시가 예정된 만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정 대표는 밝혔다.

그는 "가정 소비 여력이 줄고 경쟁이 심화하다 보니 매출이 감소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고, 내년 이후에는 AI 자율주행 플랫폼을 기반으로 케어로봇도 출시할 계획이 있는 만큼 매출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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