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생각 없었어요"…'팬투표 2위 탈락' 한화 신인의 단호한 대답, 왜?

김민경 기자 2024. 6. 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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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신인 내야수 황영묵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황영묵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올스타전은 생각 없었어요."

한화 이글스 신인 내야수 황영묵(25)은 그라운드가 절실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프로에 오기까지 과정이 너무도 험난했다. 2018년 충훈고를 졸업하고 프로 지명에 실패한 뒤 중앙대에 입학했다가 1학년 때 중퇴하고 독립리그 구단인 성남 블루팬더스로 향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로는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연천 미라클 등 또 다른 독립리그 구단에서 뛰었고 그러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3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9살 고졸 신인들과 비교하면 6년 정도 늦은 나이. 황영묵은 빠르게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절실하게 뛰었다.

황영묵에게 꽤 빠르게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4월 초 갑작스럽게 이탈하면서 황영묵에게 자리가 생겼다. 황영묵은 지난해 주전 유격수였던 이도윤을 한때 벤치로 밀어낼 정도로 독하게 그라운드에서 자기 야구를 보여줬다. 올 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318(170타수 5안타), OPS 0.759를 기록했다. 신인 선수가 전반기가 다 끝나도록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으니 팬들의 눈에는 기특할 수밖에 없었다.

황영묵은 올해 나눔 올스타 유격수 부문에 한화를 대표해 당당히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팬 투표에서는 84만636표를 얻어 1위 KIA 타이거즈 박찬호(113만559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선수단 투표에서는 34표로 4위에 머무는 바람에 총점 21.40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1위는 36.07점을 기록한 박찬호, 2위는 21.87점을 얻은 LG 트윈스 오지환이었다. 황영묵은 감독 추천선수로도 선택되지 않으면서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이 무산됐다.

하지만 황영묵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화려한 올스타전 무대보다 당장 팀에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는 "올스타전은 생각 없었다. 나는 팀에서 한 경기라도 더 나가서 내 자리를 잡는 게 목표다. 그래서 그렇게 크게 아쉽거나 그러진 않았다. 내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황영묵은 2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7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하며 5-4 승리에 기여했다. 0-0으로 맞선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황영묵은 1루수 맞고 2루수 쪽으로 굴러가는 행운의 내야안타를 치면서 5득점 빅이닝의 물꼬를 텄다. 이도윤의 안타와 최재훈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1사 후 요나단 페라자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으면서 황영묵이 득점해 1-0 선취점을 뽑았다.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을 끌어내리는 안타였고, 이후 안치홍의 1타점 적시타, 노시환의 2루수 땅볼 타점, 채은성의 2타점 적시타를 더해 5-0으로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 한화 이글스 황영묵 ⓒ 한화 이글스

황영묵은 올해 꾸준한 타격을 펼치는 비결과 관련해 "좋은 공을 치려고 노력한다. 안 좋은 공은 철저히 안 치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래서 사실 운 좋은 안타들도 많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게 내 장점이고 내 무기라고 생각한다. 그게 나만의 기술이라 생각한다. 꼭 증명하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야구를 향한 열정의 크기는 작아진 적이 없지만, 프로 첫 시즌을 치르는 신인 선수들이 다들 겪는 것처럼 황영묵은 최근 체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였다. 그중 하나가 수비 실책이다. 황영묵은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수비 안정감을 인정받은 선수였는데, 지난 15일 대전 SSG 랜더스전과 19일 청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실책을 2개씩 쏟아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황영묵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3일 광주에서 치른 KIA 타이거즈와 더블헤더에서 2경기 모두 대수비로 잠깐만 뛰게 했다.

황영묵은 최근 잦은 실책과 관련해 "실력이고 내가 못 한 것이다. 그런데 나는 실책해도 다시 나한테 공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발 나한테 와라' 이렇게 생각하고 한다. 내가 실수한 것은 내가 만회해야 하니까. 내게 사실 실망도 많이 했는데, 그렇게 계속 안 좋은 생각만 하고 있으면 될 것도 안 되기 때문에 그냥 경기 전에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다시 처음에 캠프 때부터 수비코치님과 했던 것들을 천천히 하나씩 다시 하면서 내가 조금 안일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다시 한번 (선발 출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당장 1군 생존이 가장 큰 목표인 황영묵은 반복해서 훈련하고 또 훈련하며 초심을 찾고 있다. 그는 "수비 연습을 정말 많이 하고, 경기 전에 일부러 더 많이 하려고 한다. 수비코치님께 어려운 타구들을 많이 쳐 달라고 말씀드려서 훈련하고 있다. 기본적인 기본기를 조금 많이 다듬으면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하려고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 한화 이글스 황영묵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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