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 대표이사 회장, 이사회 의장 겸직 이어가는 까닭은

이사회 의장, 이사회 소집 등 권한 막강
이사회 이사 5명 중 여성 등기임원 없어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김홍국 하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등 독립성 지표로 여겨지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사회내 견제기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는 대기업 집단이 늘어나고 있는 현 추세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가 된 가운데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견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하림은 김홍국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 29일까지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ESG 경영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대표하는 핵심지표 중 하나다.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경우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안건의 주재를 담당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이사회 독립성을 유지하고 대표이사의 경영 활동 전반을 견제하고 감독할 수 있다. 경영진 견제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역할인 셈이다.

2016년 8월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사회는 매년 사외이사 중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하림은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법률을 어긴 것은 아니다.

다만 공신력 있는 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은 매년 상장회사 등을 대상으로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평가해 ESG 등급을 매기고 있는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를 중요 평가 지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하림의 이사회는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김흥국 대표이사와 정호석 대표이사 등 2명이다.

사외이사는 박기덕 신한회계법인 회계사, 송기진 법무법인 대륙아주 비상임고문, 권호상 전 하나은행 유럽중동본부장 등 3명이다.

하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 향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거나 할 계획이 따로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림은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넘기기는 했지만 여성이 없는 상황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별도 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선임하고 동시에 이사회 인원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

또 이사회를 남성 또는 여성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도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하림의 공정자산총액은 17조910억원으로 재계순위 27위다.

다만 별도 기준으로 주식회사 하림의 자산총액은 2조원이 넘지 않아 의무 사항은 아니다.

법규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하림이 대기업 집단에 속한 만큼 전원 남성으로 구성돼 있는 등 동일 성(性)으로만 채워져 있는 이사회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하림은 감사위원회 제도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외이사인 박기덕이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권호상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별도 기준으로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지 않아 여성이사를 둬야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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