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족 지원을 왜?” 화성 참사에 들끓는 차별·혐오
지난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 화재 사고로 3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사망자 대다수가 외국인, 특히 조선족 노동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온라인 등 일각에서는 “중국인들이 보험금을 타내려고 난리 칠 것” “조선족이 청년 일자리 뺏기 때문에 임금을 더 낮춰야 한다” 등 혐오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화성 화재 사고 관련 소식에 대해 “중국인들이 보험금 달라고 아우성 칠텐데”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중국인들 중에서도 조선족인가”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중국인이 죽었는데 유족 지원을 왜 하냐” “중국인 댓글부대가 판을 친다” “잘 죽었다, 중국인은 추방해라” “6·25를 앞두고 중국인 사고는 의미심장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반대로 “한국에서 안타깝게 사망했는데 한국인이라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금을 주지 않는 것이 말이 되냐” “욕할 때는 하더라도 사람이 스무 명 넘게 죽었는데 망언을 퍼붓는 건 사람이 아니다” 등 온라인 상 외국인 혐오를 지적하는 글이나 댓글도 여럿 보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취지의 추모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특히 온라인상에서의 외국인 혐오 정서는 심각한 수준이다. 단순히 커뮤니티 글로 혐오를 나타내는 것 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상대로 한 표적 범죄도 벌어지고 있다. 이달에는 경기 포천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집단 폭행을 일삼고 돈까지 빼앗은 10대가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온라인 환경 자체가 말초 신경을 건드는 혐오 등 자극적인 콘텐츠만 살아남는 식이 돼버렸다”며 “유럽연합의 경우 미디어 관련 다양한 법이 마련돼 있는데 우리는 손을 놓고 있는 수준이다, 강력한 제재를 할 수 있는 국내법을 마련해 미디어 내에서의 혐오, 폭력 등을 일벌백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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