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차관 “의료공백 사과”, 의협 회장 “우리 탓 아냐”···질타 쏟아진 복지위 청문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참석 의원들은 26일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의료 공백의 정부 책임을 질타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기일·박민수 보건복지부 1·2차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에 참석하기로 했다.
오전 청문회에서는 의원들은 의료 공백 상황에서 정부의 부실한 대처를 주로 지적했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민수 제2차관에게 “복지부가 피해신고센터를 마련했지만, 사실상 수술 진료 피해를 본 환자 개인이 알아서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수수방관하신 것 아니냐”고 했다. 박 차관은 “사안이 명백한 사안에 대해선 조사도 나가고 사법당국에 고소한 사례들이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씩 증원한다고 발표하면 의사단체가 어떻게 반응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 “피해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면 환자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이전 전례에 따라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예견됐었고, 그것에 따라 비상진료 대책을 추진했다”며 “평시 대비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종합병원들이 굉장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4개월이 지속되는 유례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을 풀어 가는 데 있어서 정부는 거의 강경대응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무대책과 무능”이라며 “현 정부로 인해서 국민과 환자들이 엄청난 고통이 받고 있다. 이 부분에 해서 사과하셔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박 차관은 “이렇게 길게 의료공백이 지속된 것에 대해서 담당 차관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남 의원은 또 임현택 의협 회장에 대해서도 “의사단체 수장으로서 정부와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환자를 뒷전으로 해서 투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의료 현장에 싸워야 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의료단체 수장으로서 국민께 사과하실 의향 있으시냐”고 물었다.
임 회장은 “현 사태는 의사들이 만든 사태가 아니라 멀쩡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이 자리에 계신 보건복지부 차관 그리고 복지부 공무원들이 만든 사태”라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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