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참사’ 영정 있어야 할 곳에 꽃만 덩그러니…신원확인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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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나 위패가 있어야 할 분향소 단상에 희생자를 기리는 꽃만 자리를 잡았다.
조문객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서신면 전곡리 공장화재 추모 분향소'라는 현수막 아래에서 국화를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희생자가 23명이나 나왔지만 분향소 단상에 영정이나 위패는 놓이지 않았다.
화성시 봉당읍에서 온 박철근(62)씨는 "분향소에 영정이랑 위패가 있어야 하는데 불이 나 신원이 확인이 안될 정도라니 정말 안쓰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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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나 위패가 있어야 할 분향소 단상에 희생자를 기리는 꽃만 자리를 잡았다. 조문객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서신면 전곡리 공장화재 추모 분향소’라는 현수막 아래에서 국화를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배터리 제조공장에서 난 불로 희생된 23명을 기리는 분향소가 26일 오전 8시 화성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됐다. 분향소에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은 물론 시청에 일을 보러온 시민, 관계기관 직원 등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까지 시민 26명이 분향소를 다녀갔다. 단상 위에는 이들이 헌화한 국화 20여송이가 놓여있었다. 유족인 50대 여성은 일행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희생자가 23명이나 나왔지만 분향소 단상에 영정이나 위패는 놓이지 않았다. 우선 주검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이 더디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까지도 단 3명의 신원만 확인된 상태다. 화성시 봉당읍에서 온 박철근(62)씨는 “분향소에 영정이랑 위패가 있어야 하는데 불이 나 신원이 확인이 안될 정도라니 정말 안쓰럽다”고 말했다. 이재정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도 “하루빨리 희생자 23명의 영정을 갖춰서 유족들이 슬픔 이겨나갈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번 중대재해를 철저히 조사해 사고를 왜 예방하지 못했는지, 화재에 미리 대비하는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는지 살펴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특히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또 희생자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인 점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화성시 봉담읍에 사는 변정옥(63)씨는 “화재가 발생하고 5분 뒤에 해당 현장 근처를 지나갔는데 사람들이 밖에 많이 나와 있어서 대부분 대피가 이뤄졌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사망자가 너무 많이 나왔다”며 “외국인 희생자가 많았다. 외국에서 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 왔는데 안전하게 일하다 갔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화성시 반월동에서 온 이종화(55)씨도 “우리나라 노동자가 부족하니까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오는 건데 앞으로 정책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것 같다”며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 내 식구가 이런 일이 생겼다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시청에 설치된 분향소는 아직 공식적인 합동 분향소가 아닌 일반 추모 공간이다. 화성시는 유족이 원하는 곳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주민 이동이 많은 곳에도 추가로 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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