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장 반박은 시간 낭비"…힐러리, 첫 TV토론 앞둔 바이든에 조언

류정민 기자 2024. 6. 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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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기고…"바이든, 재임 중 실적 강한 어조로 어필해야"
"트럼프,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범죄자…그의 '허풍' 꿰뚫어 봐야"
2016년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서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힐러리 로댐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27일 예정인 미 대선 첫 TV 토론회를 앞두고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임 중 실적을 강하게 어필하라고 조언했다.

힐러리는 26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와의 토론에서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의 불가능하다"며 "일반적인 토론에서처럼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했다.

같은 당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의 공격에 말려들지 말고 단호하게 대처하되, 자신의 재임 중 실적과 향후 정책 비전 등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해야 한다는 게 힐러리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조언이다.

글에서 힐러리는 2016년 자신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을 당시 토론회 장면을 회상했다.

당시 세 차례의 대선 TV 토론에서 트럼프가 사회자의 진행을 방해하고, 모욕적인 언사와 거짓말을 쏟아냈다고 힐러리는 적었다.

그러면서 8400만 명의 기록적인 첫 TV 토론회 시청자를 포함해 국가를 위한 우리의 비전을 궁금해 한 유권자들에게 (트럼프가)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트럼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시작해 횡설수설한다"며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더 심해졌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가 낙태 금지, 부자 감세, 환경 규제 폐기를 대가로 석유 회사에 기부금을 요구한 것 등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기 위해 고함치거나 헛소리를 지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힐러리는 "바이든이 지난 3월 국회 국정연설 때처럼 직접적이고 강력한 화법으로 대응한다면 트럼프의 이런 계략은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은 지금까지 15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가계 소득을 증대했으며, 물가 상승을 둔화케 하는 동시에 청정에너지 및 첨단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는 등 역사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서도 미국의 회복을 이끌었다"라며 "이 같은 내용이 (토론회에서) 잘 전달된다면, 바이든은 이길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우측)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7일(현지시간) 미 대선 첫 TV 토론회에서 맞붙는다. 사진은 2023년 11월 미국 뉴욕시 맨해튼 자치구 뉴욕주 대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난 3월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을 합성한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기자

힐러리는 그러면서 TV 대선 토론회를 시청할 유권자들에게도 세 가지 사안을 주목해 봐달라고 당부했다.

먼저 트럼프가 정책뿐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유심히 봐달라고 힐러리는 호소했다.

그는 2016년 대선 세 번째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낙태를 허용한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뒤집을 대법관을 임명하겠다고 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힐러리는 "트럼프는 낙태를 각 주의 결정에 맡기고 싶다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는 온건한 발언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가 이미 많은 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장 극단적인 낙태 금지와 앞으로 시행될 모든 극단적인 제한을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강간을 당한 후 강제로 아이를 임신한 미시시피의 12세 소녀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그 소녀는 주 정부의 엄격한 낙태 금지 때문에 신생아와 함께 7학년을 시작했다"며 "루이지애나에서 낙태를 할 수 없는 어린 소녀가 곰 인형을 껴안고 진통에 들어간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힐러리는 "바이든은 우리 역사상 가장 공감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 중 한 명"이라며 "그가 여성의 권리 일하는 가정의 어려움, 유색인종을 위한 기회,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우크라이나 남성과 여성의 용기에 얼마나 진솔하게 이야기하는지 들어보라. 트럼프는 자기 자신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비교했다.

두 번째로 힐러리는 트럼프의 허풍을 꿰뚫어 보고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해달라고 했다.

트럼프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바이든을 비난하지만, 정작 자신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힐러리는 "슈퍼리치를 위한 감세, 건강보험개혁 폐지, 수백만 명의 노동자 추방, 일상용품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 부과 등 트럼프 제안이 인플레이션을 악화하고 미국 가계의 비용을 높이며,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힐러리는 "두 후보를 나란히 놓고 이번 선거의 진정한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보라"며 "이는 혼돈과 유능함 사이의 선택"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복수를 위해 출마한 범죄자와 미국 국민을 위해 성과를 내는 대통령 사이의 선거이다. 토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누구를 선택할지는 쉽다"면서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두 미국 대선 후보가 오는 27일(현지시간) 첫 TV 토론회에서 격돌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 대학교에서 열린 대선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토론을 벌이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기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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