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尹대통령, 정신건강정책 대전환 추진

김미경 2024. 6. 2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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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 우리는 이 한반도에서 사람이 산 이래 물질적으로는 가장 풍요로운 시절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정신건강을 국가가 챙기겠다고 밝히고, 같은 해 12월 정신건강정책을 그동안의 치료 중심에서 '예방, 치료, 회복에 걸친 全 주기 지원체계로 대전환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정신건강 분야에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윤 대통령은 이날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 삶의 만족도는 38개국 조사 대상 국가 중 34위에 머물러서 우리가 국민소득이 1인당 소득이 60불 70불 할 때보다 더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출산율은 매년 최저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인구위기라는 국가비상사태까지 맞게 됐다"면서 "이제 국민의 마음을 정신건강을 돌보는 문제가 매우 중요한 국정과제가 됐다. 우리가 아무리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 글로벌 문화 강국으로 도약했다고 해도, 국민이 한 사람 한 사람의 국민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앞으로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민 행복을 위한 마음 건강을 위한 정신건강정책을 수립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 전 주기를 아우르는 정책 대전환의 방향을 △예방 △치료 △회복으로 규정하고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했다.

예방에 관해서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그러다보니 많은 국민들이 평소에 과도한 경쟁때문에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면서 "이러한 우울과 불안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해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정부는 정신건강 예방사업으로 오는 7월부터 국민 일상적인 마음을 돌보는 전국민 마음투자사업을 착수한다. 일상에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는 국민들은 언제든 전문가의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 총 100만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 9월부터는 SNS 우울증 자가진단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들이 10년 마다 받는 정신건강검진을 내년 1월부터는 2년 마다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된다. 검진에서 위험 징후가 발견되면 전문의 진료와 첫 진료비를 지원하고 청년 마음건강센터 서비스와 전문가 심리 상담도 연계된다. 윤 대통령은 "학생과 근로자들의 마음 건강도 세심히 챙기겠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효과 높은 검사 도구를 개발해서 적용하고 근론자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확산시키겠다"면서 "감정 노동자, 교원, 구직자와 같은 고위험자에 대해 맞춤형 검사와 상담 치료를 진행하고, 직업트라우마센터 10개소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1월 시행된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상담인력도 확충하고, 내년에는 제2센터를 추가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치료 부문 대책으로는 정신응급대응 인력과 센터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당장 올해부터 위기개입팀 인력을 50% 늘리고, 2028년까지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 32곳을 늘리고 응급 병상도 수요에 맞게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며 "뿐만 아니라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을 충실히 하겠다. 퇴원할 때부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해서 지속해서 관리받는 외래 치료지원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했다.

회복 부문 대책으로는 "정신건강을 온전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넘어서 재활, 고용, 복지 서비스가 패키지로 제공돼야 한다"며 "정신질환을 겪었다는 이유 만으로 행복을 되찾을 기회마저 놓치지 않도록 정부가 세심하게 지원하겠다. 제 임기 내에 지역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활 시설을 설치해서 정신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정신 장애인에 특화된 고용 모델을 개발하고 맞춤형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겠다. 내년부터 매년 50호 이상씩 주거를 지원하고 제 임기 내 단계적으로 두 배까지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사회인식 전환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중요한 건,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바꾸는 것이다. 월드뱅크 발표에 따르면 정신질환치료에 가장 큰 장애물이 바로 사회적 낙인"이라며 "정신질환은 일반질환과 마찬가지 치료할 수 있고, 치료하면 낫는다,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이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세부 이행계획'을, 신영철 혁신위원장이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운영방안'을, 혁신위 특별고문인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영상을 통해 '정신건강정책 인식개선 캠페인 제안'을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신질환 당사자와 자살 유가족, 서비스 제공자, 혁신위 위원 등이 △일상적 마음건강 △중증 정신질환의 치료와 회복 △정신건강 인식개선 등을 주제로 정신건강정책 혁신에 관한 다양하고 의견을 공유했다.

회의에는 정신질환 당사자 및 가족 등 정책수요자들을 비롯해, 정신과 의사·간호사, 심리·상담·복지 분야 전문가, 경찰·소방관 등 전문성과 현장성을 고려해 위촉한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민간위원 21명을 포함해 60여 명이 참석했다. 아울러 정부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국회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대통령실에서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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