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닿아도 위험한데…진화도 규제도 ‘사각지대’ [친절한 뉴스K]
[앵커]
화성 공장 화재엔 일반 소화기가 소용 없었습니다.
불을 끄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리튬 배터리 공장들은 적절한 안전 규제를 받고 있는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튀김용 기름에 불이 붙었을 때 일반 화재용 소화기를 뿌리면 어떻게 될까요.
보시는 것처럼 도리어 큰불이 치솟습니다.
주방 화재용 소화기인 K급 소화기를 뿌리면 곧바로 불이 꺼지는데요.
이렇게 소화기는 화재 종류별로 적합한 소화약제를 쓰는 전용 소화기가 있습니다.
이번 화성 공장 화재 당시 리튬 배터리에 불이 나자, 공장 관계자들이 일반 소화기를 뿌렸지만 불길을 잡지 못했습니다.
가연물이 금속인 '금속 화재'여서 별도의 전용 소화기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형식 승인과 기술 기준이 마련된 전용 소화기는 4가지에 그칩니다.
'금속 화재'용 D급 소화기는 빠져 있습니다.
금속 종류마다 진화에 적합한 소화약제가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서입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각 금속마다 특이점이 있기 때문에 모든 금속을 다 진압을 할 수 있는 소화약제가 세계적으로 없습니다."]
소방당국은 최근 D급 소화기 관련 국내 형식 승인과 기술 기준을 개정 중이지만, 이 역시 리튬 화재가 아닌 마그네슘 합금 칩 화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리튬 화재에 대한 전용 소화기 개발이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이 때문에 마른 모래와 팽창질석 등 다른 소화 용구를 갖춰놔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전용 소화기 개발도 쉽지 않은데 한 번 발생하면 진화도 매우 어려운 리튬 배터리 화재.
그렇다면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데 리튬 배터리를 취급하는 공장들은 별도의 소방 관련법 적용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리튬은 물을 만나면 가연성 가스를 내뿜는 데다 연쇄 폭발로 이어질 위험도 큽니다.
그래서 '제3류 위험물'로 분류돼 위험물안전관리법을 적용받습니다.
리튬을 다루는 사업자는 위험물 취급업소로 허가를 받고, 리튬 보관과 운반도 법에 규정된 방법을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리튬이 들어간 완제품인 배터리는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가공된 제품까지 위험 물질로 규제하는 건 과도하다는 취지에서입니다.
[소방 관계자/음성변조 : "건전지나 화장품은 위험물이 아니잖아요. 그 부분까지 규제하는 것은 엄청난 규제고 모순이 있다…."]
문제는 이번 사고를 포함해 배터리 관련 화재들이 종종 완제품 제조 과정에서 난다는 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리튬이 불에 붙었을 때 표준화된 진화 방법도 아직 없다는 겁니다.
[경광숙/국가화재평가원 전문위원 : "리튬 전지에 불이 붙었을 때 어떻게 해야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끌 수 있는지, 정해진 방법이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특정 소방 설비나 방재 설비를 의무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배터리 자체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하는데요.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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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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