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 46.5% “자살 생각 해봤다”…“정신건강·경제적 문제 때문”

자립준비청년의 절반 정도는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고, 10%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고립·운둔 상태인 걸로 조사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보호 종료 후 5년 이내의 자립준비청년 5,032명을 대상으로 한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를 오늘(26일) 발표했습니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에서 보호를 받다가 18세 이후 보호 종료된 청년을 말합니다.

복지부 조사 결과, 자립준비청년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6점으로 지난 2020년 조사 당시 5.3점보다 소폭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전체 청년의 삶의 만족도 평균이 6.72점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자립준비청년 가운데 자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5%로 조사됐습니다. 3년 전보다는 3.5%p(포인트) 줄었지만, 전체 청년(10.5%)과 비교해서는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18.3%에 달했는데, 이유로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30.7%)와 경제적 문제(28.7%)가 가장 많았습니다.

고립·은둔 정도 역시 평균보다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자립준비청년 중 10.6%가 ‘보통 집에 있거나 집(방) 밖으로 안 나간다’고 답했는데, 이 역시 전체 청년 평균 2.8%와 비교하면 사회로부터의 고립·은둔 정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거주 형태는 1인 가구 비율이 69.5%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는 부모·형제자매, 조부모·친인척 등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자립준비청년의 45.3%는 공공임대 주택에 거주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월세 21.2%, 친척 집 6.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호종료 후 경험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거주할 집 문제’를 꼽은 비율이 26.9%였습니다. 생활비·학비 등 부족이 23.2%, 취업 정보·자격부족은 17.9%였습니다.

필요한 자립지원 역시 경제적 지원(68.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주거지원(20.2%)이 뒤를 이었습니다.

복지부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자립준비청년의 정신건강문제 등을 관리하기 위해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하고, 정신건강전문기관과 협력해 검사와 상담 등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필요한 경우 정신과 치료비나 생활비 등의 비용도 제공합니다.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문제와 관련해서도 LH 공공임대주택 우선 입주와 공공‘전세임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오는 8월 7일부터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심리·주거·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24세 이하 자립준비청년은 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일정 기간 다시 생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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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