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발짓 교육 후 현장 투입’...외국인 근로자 안전대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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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 화재로 사망한 근로자 23명 중 20명이 외국인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산업안전 교육과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국인력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중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지만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중대재해 사망자) 비중은 11%에 달한다.
실제 2022년 국내 전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874명) 중 외국인 근로자는 85명으로 9.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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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산업재해 사망 11% 외국인
“뜻 모르는 안전구호 외치고 투입”
16.5만명 오는데 지원센터 예산↓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 화재로 사망한 근로자 23명 중 20명이 외국인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산업안전 교육과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국인력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면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국내 유입을 크게 늘렸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안전 인프라 구축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중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지만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중대재해 사망자) 비중은 11%에 달한다. 당장 이번 아리셀의 공장 3동 화재에서도 전체 근로자 23명이 사망했고, 이 중 외국인은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 등 총 18명으로 단일 사고로 가장 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외국인 산재 사망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실제 2022년 국내 전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874명) 중 외국인 근로자는 85명으로 9.2%였다. 지난해에는 812명 중 85명으로 비중이 10.4%로 높아졌다. 올해는 3월까지 전체 사망자 213명 중 24명으로 11.2%에 달했다.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는 92만3000명(작년 5월 기준)으로 전체의 3.2% 수준이지만 사망사고 비중은 이의 네 배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업종의 일자리를 외국인이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산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산업현장의 고질적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비전문 취업(E-9)비자를 발급하는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를 올해 16만5000명 이상 들여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12만명보다 4만5000명(37.5%)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외국인 산업안전 교육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고용부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근로자는 입국 후 15일 내 취업 교육기관에서 16시간 동안 교육받는다. 이 중 산업안전 관련 교육은 4~5시간에 불과하다. 현장 교육도 아닌 교재 위주의 교육이다. 지난해 기준 사업장 근무 기간 1개월 이내 사고 비율은 내국인은 16.1%인 반면 외국인은 26.8%에 달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기업은 자체 외국인 안전교육을 실시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없다. 문제는 다수의 외국인이 유해 위험 요인이 많고 작업환경이 열악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주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국에서 고용허가제 외국인 수가 2만346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성에는 제조업체 2만758개가 몰려있다. “화성 일대 산업단지는 외국인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이번 아리셀처럼 외국인들이 ‘도급·파견’ 인력이라면 현장 상황에 어두워 산재 위험성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언어와 문화 장벽까지 겹치면서 대형 사고 위험성은 더욱 크다. 한 기업 관계자는 “법을 지키는 시늉을 하느라 작업 전에 함께 모여 산업 안전 구호를 외치는 ‘툴박스 미팅’을 하지만 외국인들은 뜻도 모르고 소리만 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지원을 위한 예산도 크게 줄었다. 실제, 정부는2000년대부터 20년 가까이 민간 단체 등이 운영해온 센터에 대한 정부 보조금 71억원을 올해 전액 삭감했다. 일선 센터를 폐쇄, 고용부가 외국인 근로자 고충 상담을 맡고, 고용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교육을 맡는 취지로 제도를 개편하려 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개편 취지가 전혀 구현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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