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낮은 ‘2번째 암’…‘전이암’ 촉진하는 원인 최초 규명

임태균 기자 2024. 6. 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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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전이 과정에서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특정 단백질인 HPK1이 과하게 발현하면, NK세포의 기능이 소실돼 암 전이가 촉진된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김헌식 교수는 "고령화와 조기검진 등으로 암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암의 전이를 예방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공통의 과제가 됐지만, 전이암과 관련된 NK세포의 기능저하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HPK1단백질이 전이암에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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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HPK1 단백질 과발현이 NK세포 기능 떨어뜨려 암 전이 촉진”

암 전이 과정에서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특정 단백질인 HPK1이 과하게 발현하면, NK세포의 기능이 소실돼 암 전이가 촉진된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NK세포는 우리 몸속 1차 방어작용(선천면역)을 대표하는 면역세포로, 암세포나 바이러스 감염세포 등의 비정상세포를 스스로 감지하고 즉각적으로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김헌식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교수와 성창옥 병리과 교수 연구팀은 NK세포 기능 회복을 위한 세포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2번째 암’으로도 불리는 전이암은 형질 변환이 빈번해 치료방법이 제한적이고 치료 효과도 적어 5년 생존율이 20%대로 매우 낮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암 전이 과정의 원인을 규명해 전이암 타겟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찾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일반적으로 암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면역체계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다양한 면역세포 중 NK세포가 면역체계 활성화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NK세포 기능이 소실되면 암의 전이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있었지만, NK세포 기능이 어떤 기전으로 소실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NK세포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 표적을 발굴하던 중, 암 전이가 일어날 때 혈액 및 전이 장소의 NK세포 기능이 소실되고 HPK1이 과발현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역으로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원발성 악성종양(원발암)이 가장 흔하게 전이되는 장기인 폐전이 상황을 가정하고, NK세포가 HPK1을 과발현하도록 실험쥐의 형질을 전환했다. 이후 흑색종 암세포를 정맥 주사해, HPK1 발현 정도에 따른 암세포의 폐전이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HPK1이 과발현되면 폐뿐 아니라 다양한 장기로의 암 전이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PK1은 원발암보다 전이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HPK1이 과발현되면 원발암의 성장보다 전이암의 진행을 더 악화시켰으며, 유전체 분석 결과 전이암 환자의 생존율 감소 및 면역관문억제제 저항성과도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

반대로 HPK1이 결핍되면 NK세포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암 전이가 효과적으로 억제될 뿐만 아니라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효과도 더욱 증가해, HPK1 조절이 실제 전이암 환자 치료에 유망한 표적임을 확인했다.

김헌식 교수는 “고령화와 조기검진 등으로 암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암의 전이를 예방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공통의 과제가 됐지만, 전이암과 관련된 NK세포의 기능저하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HPK1단백질이 전이암에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PK1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한다면 전이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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