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파” “자기 생각 많이 했어” 제자에 편지 12장 쓴 교총회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박정현 회장이 과거 제자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 공개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2013년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12장 분량의 편지에는 사적 감정이 담겨 있었다.
25일 뉴시스와 교육언론창 등은 박 회장이 학생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사본 12장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편지는 2013년 고교 교사로 재직 중인 당시 학생에게 여러 날에 걸쳐 보낸 것으로 보이며 손으로 쓴 것이 2장, 나머지는 워드로 작성됐다.
보도에 따르면 편지 중 하나에는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어”라면서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라고 적혀 있다. 편지는 “사랑하고 또 사랑해”란 말로 마무리됐다.
또 다른 편지에는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깊이 사랑합니다”란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한다. 이 밖에 다른 편지에도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당신의 향기” “얼굴 한 번 마주치기 어렵지만 자기를 떠올리는 일만으로도 행복해요” “어젠 기숙사에서 자며 자기 생각 참 많이 했어요”라는 표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 2013년 인천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도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갔다. 구체적인 징계 사유는 ‘제자와 부적절한 편지 교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 22일 견책 조치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입장문을 통해 해명했다. 그는 “2013년 제 실수와 과오로 당시 제자들에게 아픔을 준 데 대해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며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다. 그것이 과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성비위 등) 의혹과 같은 부적절한 처신을 제자에게 한 일은 결코 없다”고 했다.
이날 현재 교총 홈페이지 ‘회원 게시판’에는 지난 22일부터 해당 논란에 대해 성토하며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100여건 게시됐다. 교총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신임 회장은 아직 정식 취임 전”이라며 회원들의 사퇴 요구 등과 관련해서는 “현재 논의 중으로 결정된 바가 없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인천 부원여중 교사인 박 회장은 이달 실시된 교총 회장 선거에서 교총 역사상 최연소로 회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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