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피는 이유가 있었다, 게레로는 왜 그리 양키스를 싫어했을까··· “죽어도 양키스는 안 간다”던 게레로가 입장을 바꿨다
사람 앞일은 어찌 될 지 모른다. 어제만 해도 굳게 마음먹었던 생각이 오늘은 또 다를 수가 있다. “죽어도 양키스에서는 뛰지 않겠다”던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가 “야구는 결국 비즈니스 아니냐”고 입장을 바꾼 것도 그런 사례다.
토론토 내야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25일(한국시간) 남미 매체 ‘바이러스 데포르티보’ 인터뷰에서 “뉴욕 양키스에 대해 내가 했던 말을 번복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야구는 비즈니스다. 아버지를 비롯해 가족들과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게레로 주니어의 아버지는 MLB 통산 449홈런을 때린 강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다.
2022년 게레로 주니어는 “죽어도 양키스와는 계약하지 않겠다”고 했다. 2023년에도 그는 “가족과 관련한 개인적인 문제다. 절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년 만에 게레로 주니어의 입장은 달라졌다. 인터뷰에서 그는 “어떤 팀이든 내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양키스에서는 절대 뛰지 않겠다고 했던 또 다른 슈퍼스타가 있었다. 통산 630홈런의 강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다. 그리피 주니어가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1995년, 그는 “양키스로 와주면 안 되겠느냐”는 한 팬의 물음에 “양키스가 나를 원하는 유일한 팀이라면 차라리 은퇴하고 말겠다”고 했다.
그리피 주니어가 양키스에 ‘원한’을 품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 켄 그리피 시니어가 양키스 선수로 뛰던 1980년대 중반의 어느 날, 그리피 주니어는 아버지와 함께 양키스 더그아웃에서 놀고 있었다. 어린 그리피 주니어를 본 당시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선수 말고는 더그아웃에 있으면 안 된다”며 그를 내쫓았다. 그게 어린 마음에 큰 상처가 됐다. 그리피 주니어는 MLB에서 22년을 뛰었다. 시애틀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이후 신시내티로 트레이드 됐다. 선수 말년은 다시 시애틀에서 보냈다. 양키스에서는 하루도 뛰지 않았다.
게레로 주니어가 왜 양키스를 싫어했던 것인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양키스를 싫어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양키스를 상대로 홈런을 치기라도 하면 평소보다 더 격하게 세리머니를 했다. 지난 4월에도 그는 양키스 원정 경기에서 홈런을 때린 뒤 2루 베이스와 3루 베이스 사이에서 풀쩍 뛰어오르며 홈팬들을 자극했다. 야유가 쏟아지자 ‘조용히 하라’는 듯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며 재차 자극했다.
양키스는 주전 1루수 앤서리 리조를 부상으로 잃었다. 게레로 주니어가 빈자리를 메울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번 시즌(OPS 0.796)을 포함해 최근 몇 년 기대만 못 한 성적을 기록 중이지만, 그래도 터지면 무서운 선수다. 2021시즌 게레로 주니어는 48홈런을 때리며 MVP 투표 2위에 올랐다. 토론토는 2025시즌까지 계약이 남아있는 게레로 주니어를 트레이드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이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죽어도 안 뛰겠다”던 게레로 주니어가 입장을 바꿨듯, 이번 시즌 현재 35승 43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토론토 역시 언제든지 입장을 바꿀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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