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서 요즘 뜨는 곳..젊음의 핫플레이스들[함영훈의 멋·맛·쉼]

2024. 6. 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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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 투어 이스탄불, 스톱오버 여행③
갈라타항,테쉬비키예,크즈섬,참르자사원 등

[헤럴드경제(이스탄불)=함영훈 기자]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낭만에 대하여~’

이런 신파조의 노래가 요즘 이스탄불 핫플레이스 갈라타포트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30년전이었다면 이 항구 역시 ‘낭만에 대하여’ 노래가 통했을 것이다.

갈라타포트를 비롯해 요즘 가장 역동적으로 변하면서 핫플레이스가 늘어나고 있는 신시가지 ‘신상’과 ‘아시아 이스탄불’을 둘러보자.

아시아 이스탄불 산꼭대기에 신축된, 이스탄불 최대 사원, 참르자 모스크(사진 왼쪽 윗편)
신시가지 버몬트에서 내려다본 골든혼과 마르마라해

▶올댓 낭만, 칼라타 항구= 갈라타포트 이스탄불은 ‘2024년형 낭만에 대하여’ 버라이어티 매력을 보여준다. 파티, 문화예술, 미식, 럭셔리쇼핑, 페리호 유람, 해안산책 등 낭만적인 것을 모두 할 수 있는 연인, 가족, 벗들의 천국이 되었다.

오스만 시대 이후 동서 무역로의 중요한 연결지점이었고, 19세기 이후 이스탄불의 해양교류 중심지였다. 무역을 통한 도시 성장을 견인한 주역 중 한 곳으로, 근년들어 버라이어티 문화예술, 여가레저, 쇼핑 지구 및 해상유람선 기착지로 진화했다.

갈라타포트 레스토랑의 청춘들

‘카라쾨이 부두’였다가 신시가지의 랜드마크인 갈라타 타워의 명칭을 빌어 ‘갈라타포트 이스탄불’로 격상된다. 쇼핑몰이나 크루즈 항구 뿐 만 아니라 현대적인 박물관, 고급 부티크, 트렌디한 카페가 있다. 오스만 시대의 창고는 현대적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이 항구내 명품 거리는 시크한 부티크와 트렌디한 카페로 이어진다.

이곳의 역사 유산으로는, 1840년 슐탄이 만들도록 지시한 유럽형 시계탑이 있다. 오스만 건축가 니고고스 발랸이 네오바로크 양식으로 설계한 것이다. 바로크는 대칭과 균형감이 특징인데, 로코코양식의 화려한 문양을 넣었다. 이 항구의 상징이다.

갈라타포트 미술관과 조각박물관

‘이스탄불 모던’은 미술관, 조각박물관 기능을 넘어, 문화예술교류, 교육워크숍, 아이디어의 경연장, 현대예술에 대한 토론과 탐구의 장 등 역동적으로 튀르키예식 창의성이 발휘되는 곳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페리 등 유람선의 승하선은 더디다. 먼저 내리고 그 다음에 타기 위해 항구에서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갈라타포트는 크루즈선과 지하 터미널을 원활하게 통합해 하선길, 승선길을 달리하면서 승,하선을 동시에 한다. 터미널 건축의 영감은 구시가지에 있는 로마시대 지하 물 궁전(예레바탄 사라이=바실리카 시스턴)에서 받았다고 한다.

정교한 도자기와 직물, 테크놀로지 마켓의 최신 전자 제품, 수제공예품, 북스 & 뮤직 등 쇼핑할 것들이 다양하다. 동서양의 중심인 보스포러스 해협에 위치한 만큼 다양한 퓨전음식, 튀르키예 전통음식, 바클라바 같은 전통 페이스트리, 돈두르마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의 천국이기도 하다.

갈라타포트

15분 가량의 근해 선상 유람도 하는 이곳은 탁심에서 메트로 노선으로 5분 가량 시샤네역으로 이동한뒤 10분정도 걸어오면 되고, 탁심에서 푸니쿨라 타면 90초 만에 카라쾨이(항구의 이전 명칭) 마을로 내려간다.

갈라타는 신시가지 구역을 상징하는 타워의 이름이다. 마르마라해와 보스포러스 해협, 골든혼(금각만)이 합류하는 지점에 갈라타 타워가 있다. 1348년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에서 독립한 제노바가 영유권을 갖고 있던 제노바 사람들이 갈라타 성채의 가장 높은 지점에 그리스도의 탑으로 세웠다.

갈라타 타워

이후 항구 관제탑 기능을 하다가, 오스만 시대에는 도시의 화재를 감시하는 망루로 사용됐고, 나중에는 천문대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별한 자격을 가진 사람만 올라가다, 1967년에야 일반에 공개됐다.

지구촌에서 몰려든 여행자들이 이스탄불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이지만, 한국발 튀르키예 패키지엔 없어 많은 한국인들은 이스탄불에 몇 번 가보고도 못 올라본 탑이다.

▶젊은이들의 빈티지 거리, 테쉬비키예= 탁심광장에서 북쪽으로 2㎞ 가량 가면, 요즘 뜨는 테쉬비키예 빈티지 거리를 만난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거리이지만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펍이나 길거리음식점, 카페가 도열해 있다. 서울로 치면 돈암동 거리 같은 분위기이다.

‘더 하우스 카페’라는 이름으로 이스탄불내에 많은 체인점이 있지만, 테쉬비키예 거리의 것이 거의 본점 역할을 한다. 근처에는 모스크가 있고, 이 카페 겸 음식점은 블루모스크 돔 지붕 한개를 떼어다 만든 것 같은, 이스탄불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테쉬비키예 거리의 ‘더 하우스 카페’

이곳에서는 튀르키예 맥주 투보그나 에페스,소스를 듬뿍 넣어주는 스테이크 등 음료와 요리를 즐긴다. ‘레미’ 같은 실내포장마차도 비슷한 분위기로 중·저가 음식와 음료를 푸짐하게 내어온다.

이곳에 놀러온 튀르키예 젊은이들의 재잘거리는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을 찍겠다고 했더니, 급히 화장을 고치고 헤어스타일 만지더니, 스스로 겸연쩍었던지 친구들 끼리 마주보면 까르르 웃는다.

테쉬비키예의 또 다른 ‘더 하우스 카페’에서 재잘거리는 튀르키예 젊은이들
‘망상’이라는 이름의 팬시카가 테쉬비키예 골목 귀퉁이에 서 있다. 문득, ‘사랑에는 약간의 망상이 들어있다’는 자라투스트라 명언이 떠오른다.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거리이지만 골목 모퉁이에 팬시한 스타일의 빨간색 1인승 자동차 아바치(Abbachi:공상,망상)가 세워져 청춘의 빈티지 거리의 운치를 더한다.

돌마바흐체 궁전 북동쪽 해안 오르타쾨이 어촌은 바다 바로 옆 동명의 모스크로 유명한데, 이 작은 마을에 미술관, 나이트클럽, 카페, 바, 레스토랑이 있어, 여행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번지고 있다.

오르타쾨이 모스크와 문화예술 어촌
많은 차량이 유럽과 아시아를 동서로 오가는 사이, 포스포러스해협 다리 아래로 수많은 배들이 남북으로 오간다.

▶보스포러스 해상 크즈섬과 아시아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에는 크고 작은 유람선이 쉴새 없이 오간다. 배가 교차할 때, 서로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든다.

해협 내 아시아쪽에 치우친 해상에는 크즈섬이 있고 크즈탑이 지킨다. 17세기 페로의 동화집에 실린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원형 스토리의 주인공이 바로 크즈 처녀이다. 동화가 공개된 때 보다 1200년 앞선 5세기 이야기이다.

16세에 죽을 것이라는 저주를 피해 크즈섬에 딸을 숨겨두었지만, 16세가 되던 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가져간 꽃바구니속 뱀이 결국 이 처녀를 물어 숨지게 했다는 이야기이다.

5세기 새드엔딩 스토리가 슬퍼서인지 17세기 각색본은 왕자가 입맞춤하면서 잠에서 깨는 해피엔딩을 했다. 크즈섬 처녀탑에 가기 위해서는, 갈라타 다리 북단(신시가지; 다리 남단은 구시가지)에 있는 카바타쉬(Kabataş) 선착장 매표소에서 배표를 끊고 거기서 바로 타면 된다.

크즈섬의 처녀탑

이스탄불 동쪽 ‘아시아’ 대륙 초입엔 ▷이스탄불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가장 큰 사원 참르자 모스크 ▷포스포러스해협을 사이에 두고 돌마바흐체궁전, 갈라타탑과 항구를 마주보는 우스쿠다르 해안산책로, ▷작은 카페와 음식점 토속품 등이 모여있는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아케이드마을, 쿠즈군축 주택가, ▷묘지기능을 갖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키린 모스크 등이 있다.

아시아 대륙 초입에 있는 참르자 모스크는 2019년 완공된 싱싱한 사원이다. 모스크는 도시와 보스포러스 해협의 멋진 전망을 내려다 보는 참르자 언덕에 있다. 전통적인 오스만과 이슬람 디자인 요소, 현대 미학이 혼재된 건축예술이다.

산꼭대기 참르자 모스크
참르자모스크 내부

최대 6만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스탄불 최대 모스크이다. 남성과 여성을 위한 두 개의 별도 기도실과 넓은 안뜰, 정원 및 실내 수역이 있다.

모스크의 내부 디자인은 모자이크, 서예 및 실내 장식으로 장식된 돔 등 이슬람 건축 양식을 따랐다. 기도 외에도 문화 행사, 세미나 및 지역 사회 주요행사를 연다. 이제 이스탄불에 가서 아시아쪽에도 눈을 돌릴 때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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