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 연체율 `경고등`…한은 "당국이 나서서 채무재조정 추진해야"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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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부채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1년 새 0.1%포인트(p)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연체율 상승은 채무상환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1882조8000억원으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했으나 신용대출과 판매신용이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나는 등 낮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1분기 가계신용 레버리지(가계신용/명목GDP)는 91.9%로 전년(94.5%)과 비교해 2.6%p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0.98%(은행 0.37%, 비은행 2.17%)로 전년 동기(0.83%)보다 0.15%p 늘었다.

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중에서도 취약차주들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팔랐다.

한은이 최근 가계·자영업자 대출 동향과 연체율 변동 특징을 살펴본 결과 올 1분기 말 가계대출은 176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며 예년에 비해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자영업자대출은 1055조9000억원으로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 둔화가 지속됐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러한 경향은 취약차주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영업자대출은 지난해 1분기 1.00%에서 올 1분기 1.52%로 뛰었다.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율(10.21%)이 빠르게 상승했다.

한편 금리상승기(2021년 3분기~2023년 4분기) 중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과거 상승기에 비해 상승세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서비스업 경기가 2022년 하반기 이후 위축된 데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주된 담보대출 대상이 상업용부동산인 점을 감안하면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부진도 그간의 연체율 상승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한은의 분석이다.

또 가계와 자영업자 모두 최근의 연체율 상승세는 평균 연체액보다는 연체차주 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연체 진입차주가 늘어난 가운데 이들이 연체상태를 상당기간 지속하고 있다.

한은 금융안정국은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은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선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계와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