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가려움, 치질 진행 중일 수 있어

은평구 서울장문외과 송호석 원장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면서 땀을 자주 흘리게 된다. 습도가 높아지고 땀이 많아지면 피부에 세균이 번식하면서 각종 트러블이나 습진, 가려움증 같은 증상이 생기기 쉽다. 항문에도 가려움증이 생기기 쉽다. 항문은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고 예민한 부위다.

만약 항문에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자주 생기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작열감 증상이 계속되면 항문소양증이 생겼을 수 있다. 항문소양증은 질환이기 보다 심하게 가려운 증상을 의미하는데, 단순한 피부 문제가 아닐 수 있어 증상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항문이나 항문 주변이 가려운 증상과 함께 항문의 끈적거림, 분비물 등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보통 체온이 올라가고 땀이 많아지는 여름철에 특히 심해질 수 있다.

항문소양증은 원인에 따라 속발성과 특발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발성은 특정한 원인 질환 없이 위생관리나 땀 등 원인이나 술, 커피 등 항문을 자극하는 음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 복용하는 약물과 관련이 있기도 하다. 은평구 서울장문외과 송호석 원장은 “속발성은 대장이나 항문 부위에 생긴 특정 질환이 원인인 경우다. 항문은 구조적으로 습하고 대변 찌꺼기 등으로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단순히 항문 피부의 세균 감염으로 소양증이 생길 수 있지만, 염증성장질환 같은 대장 질환이나 치질 같은 질환과 관련되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잦은 배탈로 설사나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사람도 항문소양증이 생기기 쉽다. 배변 후나 땀을 흘린 후에는 깨끗하게 닦아 청결하게 관리해 주는 것이 좋다. 다만 항문을 자주 세게 닦는 습관은 항문을 자극해 항문소양증을 유발하기 쉽다. 송호석 원장은 “휴지로 과도하게 항문을 닦으면 오히려 항문 피부를 자극하거나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물티슈도 제품에 따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비데나 샤워기를 사용할 때는 수압이 너무 세지 않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비누나 샤워젤도 자극이 적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항문소양증이 심해서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 가려움이 심해도 긁지 않아야 한다.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생겨 곪고, 항문 피부에 색소침착까지 남을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울 경우 자극 원인을 피하면 쉽게 증상이 개선된다. 송호석 원장은 “치료는 바르는 연고나 항히스타민제 같은 먹는 약으로 시도할 수 있다. 만약 항문에 통증이나 혈변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 미루지 말고 대장항문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핵, 치열, 치루 같은 치질이 진행 중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항문가려움을 예방하려면 여름철에는 최대한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는 속옷을 입는게 좋다. 항문을 자극하는 술, 커피, 탄산음료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대장과 항문을 자극해 증상을 유발하게 쉽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