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이면 국립중앙도서관 빌려 결혼식 할 수 있다고?

정부, 박물관·미술관·국립공원 등
공공예식장 48곳 신규 개방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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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내장산 국립공원, 세종 호수공원…’

정부가 청년 맞춤형 공공 예식장으로 새롭게 발굴한 장소들이다. 예비부부들이 저렴하면서도 개성을 담은 특별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청년 맞춤형 예식공간 제공방안’을 발표했다. 이미 공공 예식공간으로 제공하던 91곳에 더해 48곳을 추가 개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청년들이 공원, 미술관, 박물관 등을 예식공간으로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를 반영해 신규 개방 장소를 선정했다.

대표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국립시설 5곳이 신규 개방된다. 기존에 개방하던 국립시설은 관세인재개발원 단 한 곳뿐이었다. 내장산, 지리산, 설악산 등 국립공원 10곳도 처음 예식공간으로 개방된다. 세종 호수공원, 청주 미동산수목원 등 지방자치단체 관할 12개 시설과 공공기관 연수원, 대강당 등 21개 시설도 추가 예식공간으로 제공된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목록을 보면, 대관료는 무료부터 최대 65만원까지 다양하다. 예컨대,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대관료 10만원을 내면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장을 빌릴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56만원, 내장산국립공원 생태공원 11만5천원, 세종 호수공원 무료 등이다. 장소에 따라 오는 7월 또는 10월부터 예약이 시작된다.

주요 신규 공공 예식공간 목록. 기획재정부

아울러 7월부터 공공 예식공간 통합 검색·예약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비부부들이 대여 정보를 찾기 어렵고, 공간 특성이나 이용 조건 등의 안내가 부족한 현 상황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공유누리 누리집에 접속해 ‘예식’, ‘웨딩’ 등 검색어를 입력하면 모든 공공 예식공간을 한 번에 찾아볼 수 있게 된다.

지역별 식장 꾸밈 및 식음료 제공 업체 정보도 안내한다. 공간을 대여하는 공공기관이 직접 예식을 진행하거나 외부 전담업체를 지정해둔 경우도 있지만, 공간 대여만 해주는 곳도 있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7년 말까지 청년이 원하는 예식공간을 추가 발굴해 200곳 이상 개방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지자체 업무평가에 예식공간 확산 노력·성과를 반영하고 우수 지자체에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