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화기로 초기 대응...사각지대 속 참변
[앵커]
공개된 공장 내부 모습을 보면, 직원들은 일반 소화기로 불을 끄려다 대피 시간을 놓치면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합동감식을 벌인 경찰은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임예진 기자입니다.
[기자]
작업장 한편에 쌓인 리튬 전지들.
흰 연기가 솟아오르더니, 순식간에 빨간 불꽃이 번집니다.
놀란 직원들이 소화기를 가져와 불을 꺼보려 해봤지만 속수무책.
열을 받으면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리튬 특성상, 일반 분말 소화기로는 소용이 없던 겁니다.
첫 발화가 일어난 지 불과 30초 만에 세 차례 폭발이 이어지고 곧이어 검은 연기가 화면을 뒤덮습니다.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서 유독가스까지 뿜어져 나왔고, 대피 시간을 놓친 희생자들은 그대로 고립됐습니다.
[김진영 / 경기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 : 근로자들이 소화기를 사용해서 자체적으로 진화를 시도하다 실패했습니다. 배터리에서 화재가 났을 경우 소화기는 그다지 큰 적응성이 없습니다. 그런 과정에 (연기가) 급속하게 퍼지면서….]
이런 이유로 리튬 같은 알칼리금속을 특정 수량 이상 취급할 경우 전용 소화 설비를 별도로 둬야 하는데,
리튬을 활용한 일차 전지는 위험물로 분류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겁니다.
전문가들은 위험 물질을 이용한 완제품에 대해서도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 : 주유소는 위험물 저장 취급소인데 주차타워는 똑같은 위험물들로 가득 차 있는데 빠지는 거잖아요. 사실은 한 대가 터지면 다 터집니다. 똑같죠. 주유소랑 다를 바가 없죠.]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된 리튬 전지 폭발 사고,
소홀한 안전 의식이 참사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은 물론, 피해가 커진 이유에 대해서도 정밀 감식에 들어갔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영상편집: 전자인
YTN 임예진 (jong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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