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김재중 “암흑기조차 영광스러운 날들이었다”

서정민 기자 2024. 6. 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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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 기념 정규 앨범 ‘플라워 가든’ 발매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김재중.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때 20년 뒤면 결혼도 하고 가족도 생길 거라 생각했는데, 먼 미래네요.”

가수 겸 배우 김재중이 25일 서울 마포구 용강동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웃으며 말했다. 인코드는 그가 지난해 설립한 회사. 그는 소속 아티스트이면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고 있다.

2004년 그룹 동방신기 멤버 영웅재중으로 데뷔한 지 어느덧 20년. 그는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정규 앨범 ‘플라워 가든’을 26일 오후 6시 공개한다. 하고픈 얘기를 온전히 담고자 수록된 14곡 전 곡 작사에 참여했다.

타이틀곡은 ‘글로리어스 데이’다.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나와 그런 팬들에게 사랑을 주고 있는 나, 우리가 함께하는 날이 바로 글로리어스 데이(영광스러운 날)가 아닐까”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김재중.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예전에 누군가가 ‘가장 영광스러운 날이 언제냐?’고 물으면, ‘그룹(동방신기) 활동 때’라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늘 영광스러운 날들이었어요. 암흑기, 지친 시기조차 소중한 팬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날이었다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을 가사에 담았어요.”

지난 20년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동방신기 활동이 정점에 달했던 2009년, 김재중·박유천·김준수 세 멤버는 소속사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나친 장기계약과 부당한 수익 배분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다. 법적 다툼 끝에 그룹 제이와이제이(JYJ)로 독립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국내 음악·예능 방송 출연이 좌절되자 글로벌 활동에 집중했다. 하지만 박유천이 2019년 마약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그룹은 사실상 흩어졌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김재중.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돌이켜보면 늘 위기였어요. (동방신기) 완전체가 아니게 된 지 오래고, 다음 그룹(제이와이제이)도 솔로 활동에 의존해야 했죠. 스스로 단단해지고 강해져야 했어요. 혼자선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많았는데, 함께한 스태프와 팬들이 있어 가능했어요. 정말 감사해요.”

그는 “완전체로 활동한 것보다 개개인으로 살아온 시간이 훨씬 더 긴데, 지금 각 멤버들 보면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준수는 자기 회사(팜트리아일랜드) 설립해 잘하고 있고, 창민(동방신기)이도 가정 꾸리고 자신의 가치를 잘 만들어가고 있는 걸 보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천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갈 수 있다면, 그 사건 전으로 돌아가 유천이와 잘 얘기해보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김재중.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엠과의 묵은 앙금도 털어낸 듯했다. 인코드 설립 당시 에스엠이 화환을 보내 화제가 된 데 대해 그는 “응원의 뜻에 감사했다. 에스엠과 저는 적이 아니라 상생해야 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와의 일화도 전했다. “2022년 비행기에서 이수만 선생님을 우연히 만났어요.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지금 자리에서 나를 계속 만들어갈 용기를 주신 분이 선생님이다. 데뷔시켜 주심에 감사하다. 케이(K)팝의 일등공신인 만큼 앞으로도 좋은 아이피(IP) 많이 만들어주시면 좋겠다’고 손편지를 써서 드렸어요. 나중에 듣기론 그 편지를 주변에 자랑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김재중은 이제 그때의 이수만 프로듀서처럼 제작자의 위치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 신인 아이돌 그룹을 준비 중이다. “저는 그룹 활동할 때 신비주의로 포장돼 제 진짜 모습을 꽁꽁 싸매야만 했어요. 아이돌 멤버들도 인격체인 만큼 인간적인 모습을 대중에게 잘 보여주고 놀이터처럼 잘 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김재중.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자신의 일에도 열심이다. 7월20~2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플라워 가든 인 서울’을 여는 데 이어, 아시아 투어에 들어간다. 7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나쁜 기억 지우개’(MBN)도 8월2일부터 방송된다. 주연을 맡은 오컬트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7월 부천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다. 그는 “20주년이라지만, 지금도 새로운 걸 하고 싶다. 71살까지 활동하고 싶다”며 웃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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