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항해 중 건진 월척! 호러 '나이트메어 인 데이드림'

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2024. 6. 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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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영화계가 꽤 괜찮은, 수준급의 작품으로 호러장르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호러 장르에서 일가를 이뤄 할리우드에 진출한 스타 감독을 배출하는가 하면 흥행면에서 안정적인 스코어를 일구며 동남아 대세 장르물로 호러는 자리매김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선보인 '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이하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은 제목처럼 조코 안와르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호러 미스터리 장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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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사진=예고편 영상 캡처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영화계가 꽤 괜찮은, 수준급의 작품으로 호러장르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호러 장르에서 일가를 이뤄 할리우드에 진출한 스타 감독을 배출하는가 하면 흥행면에서 안정적인 스코어를 일구며 동남아 대세 장르물로 호러는 자리매김했다. 동남아 기후 특유의 축축하고 음습한 분위기와 원혼과 복수라는 동양적 정서, 여기에 '자비없는' 맹렬한 공포효과로 호러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선보인 '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이하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은 제목처럼 조코 안와르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호러 미스터리 장르물이다. 인도네시아 호러명장으로 불리는 안와르 감독은 각본가로 출발해 연출 데뷔작인 '조니의 약속'이 흥행에 성공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토속신앙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동양 공포물에 서양식 기교와 현대적 색채를 가미해 세련되고 보다 진보한 장르적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예고편 영상 캡처 

넷플릭스와 손잡은 조코 안와르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내놓은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은 총 7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첫 1화는 부유층 노인들만 입소한다는 고급요양시설을 방문한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늙은 부모를 자식이 봉양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효 사상과 그를 어긴 아들이 겪는 괴담처럼 보이던 1화는 괴기스럽고 미스터리한 결말을 보여주며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2화 '고아'는 '악마의 자식'이라 불리는 어린 남자아이를 입양한 가난한 부부의 이야기다. 입양한 사람을 엄청난 부자로 만들어주지만 일주일 후에는 죽게 된다는 흉문의 아이를 입양한 부부. 쓰레기더미를 뒤지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면서 빚 때문에 목숨까지 위협당하는 남자는 아내를 설득해 아이를 입양한다. 정말 거짓말처럼 돈이 굴러들어는 와중에 아이에게 애틋한 모정을 느끼는 아내와 아이를 죽이려는 남편의 갈등, 이를 지켜보는 아이의 시선이 긴장감을 불러온다. 

회를 더해가며 작품은 가난한 이들이 꿈꾸는 그릇된 욕망과 잘못된 선택이 불러오는 파국을 그린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이 원혼으로부터 단죄당하는 '권선징악적'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회차를 거듭하며 등장인물들의 삶을 뒤흔든 거대한 존재를 감지하면서 단순한 아시아 공포물과 궤를 달리하는 독특한 묘미를 느끼게 된다. 

사진=예고편 영상 캡처

7편의 작품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안와르 감독이 의도한, 어벤저스 구성을 위한 거대한 '안와르식 유니버스'라 할 수 있다.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 다른 에피소드 속 사건과 인물들에게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는 관계다. 이같은 유기적 관계와 결집을 통해 안와르 감독은 인도네시아 현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고 있다.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 속 인물들은 대부분 비참할 정도로 가난한 하층민이다. 당장 입에 들어갈 먹을 것, 몸을 누일 집 한 칸, 사랑하는 노모도 저버릴만큼 지독한 가난과 빈곤에 시달린다. 가난은 이들에게 꿈을 꾸는 것, 욕망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이들이 원하는 삶을 간절히 바랄수록, 더 큰 댓가와 죄악의 수렁에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이렇듯 인도네시아 하층민의 삶을 통해 빈부의 문제, 사회 계급의 모순, 전통적 가치와 현대의 물질만능주의 사이의 균열, 지배계층의 착취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고 있다. 

7편의 에피소드는 작품별 완성도의 차이와 취향의 호불호가 분명한 작품이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호러 틈 속에서 신선하고 독창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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