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UP] "대피로에 리튬 더미라니"...화재 감식사가 본 CCTV

YTN 2024. 6. 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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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진혁 앵커

■ 전화연결 : 이정훈 세종사이버대 교수(화재 감식사 출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처음 연기가 나고, 온 공간을 자욱하게 뒤덮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화재감식 전문가는 이 영상에서 어떤 위험 징후를 포착했을까요? 이정훈 세종사이버대 산업안전 공학과 교수와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우선 당시에 화재가 시작된 공장 내부의 CCTV 영상 다시 한번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화면의 오른쪽에서 가만히 쌓여 있던 리튬전지에서 갑자기 연기가 치솟습니다. 인근에 있던 직원이 깜짝 놀란 듯이 뒷걸음질을 치는데요. 순식간에 내부가 술렁이기 시작하더니 직원들이 진화를 위해서 발 빠르게 모였습니다. 그리고 쌓여 있는 전지를 치우는데 이때부터 폭발이 시작되는데요.

갑자기 폭발하면서 옆에 있던 직원이 깜짝 놀라 몸을 피하는 모습, 그리고 한 직원이 소화기를 가져왔는데 폭발이 워낙 거세다 보니까 주춤주춤하면서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소화기를 뿌리는데 진화가 되기는커녕 폭발은 더 거세지고 있고요. 순식간에 이제는 카메라의 대부분이 연기에 가린 모습입니다. 계속해서 폭발이 일어나는데 마치 폭죽이 모여 있다 터지는 것처럼 멈출 수 없는 폭발이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40초 정도밖에 안 됩니다. 처음에 불이 저절로 시작이 되고 나서 이렇게 큰 화재로 빠르게 이어졌다는 것을 영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제 교수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교수님, 먼저 이 CCTV 영상을 보셨을 때 감식 전문가로서 포착하신 문제점이 있을까요?

[이정훈]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물질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물질이 리튬염화티오닐이라는 굉장히 발화성이 크고 무서운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이 공장에 설치되는 건물의 구조부터 시작해서 그다음에 물질을 일정 수량 받아 나눠서 보관하는 그런 시스템도 안 돼 있었고요. 또 그다음에 만약에 여기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하거나 이랬을 때 이것을 환기시킬 수 있는 국소배기설비라든지 비상배기설비나 이런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 인적 관리 차원에서 보면 근무자들이 전혀 이 물질이 뭐인지를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지금 사용한 소화기를 보면 금속에 관한 D급 소화기가 아니라 일반 분말소화기가 배출됐습니다.

만약에 이 물질을 MSDS라는 것을 통해서 이해를 하고 있었다면 일반소화기를 대체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게 소용이 없었다는 것을 인지를 하고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이 전혀 되지 못했고요. 그다음에 또 만약에 여기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리튬이나 염화티오닐이라는 물질이 만약에 폭발하거나 그랬을 때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여기에서 근무할 때 보호구라든지 호흡기 보호구라든지 여러 가지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되는데 이런 것들도 전혀 되지가 않았고요. 그다음에 이분들 같은 경우에는 화재가 이렇게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훈련이 돼 있어서 이런 화재를 보자마자 바로 대피를 시작을 해야 되는데 소화기로 꺼진 것이라고 잘못된 기대를 함으로써 대피시간을 놓침으로써 많은 인명이 소손된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전용 소화기가 아닌 일반 소화기로 애써서 계속 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보이는데요. 이것 때문에 오히려 대피 시간이 늦어졌다라는 지적도 해 주셨습니다. 처음에 불이 시작된 위치를 보면 전지가 쌓여 있거든요. 이렇게 전지가 쌓여있던 것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정훈]

지금 배터리가 열 폭주라고 합니다. 이 배터리의 구성은 양극, 음극, 분리막, 그리고 전해액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거기에서 분리막이 소손되거나 할 때 음극과 양극에 의해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전해액이 폭발이 됩니다. 그러면서 지금 화재의 원인은 정확하게 조사를 해봐야 되겠지만 그 분리막 폭발로 열 폭주가 일어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화재랑 다르게 순식간에 굉장히 큰 열 전달이 일어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배터리한테도 열 폭발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배터리나 이런 것들은 분리해서 보관을 해야 되고 일정 거리 이상 이격을 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많은 배터리들을 한군데 몰아넣고 관리를 했다는 그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이렇게 전지가 쌓여 있는데 보통 이런 식으로 관리를 하지는 않는가 보죠?

[이정훈]

제대로 된 관리를 하려면 처음에 얘기 드린 것처럼 이 물질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됩니다. 소방법에 의해서 위험물 3류 리튬으로 분류돼 있는 경우에는 지정 수량이 있는데 극히 수량이 작습니다. 10kg밖에 지정 수량이 안 됩니다. 그러면 이건 굉장히 위험한 물질이라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 물질의 함량에 맞게 일정 거리마다 화재 폭발이 전파되지 못하도록 내화구조로 격벽이 처져 있어야 되지 화재가 확산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물질을 소분해서 나눠놓고 거기에 대해서 확산되지 못하도록 구조체를 설치해놓고. 이게 기본이 된 다음에 거기에다 추가돼야 되는 것은 여러 가지 유독가스를 배출시킬 수 있는 배기 설비라든지 이런 게 돼야 되고요. 그다음에 소화설비라든지 이런 것들이 추가로 설치돼야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종합하자면 물질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 안전 대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정리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불이 시작된 원인으로 한번 돌아가 보겠습니다. 영상을 보면 초반에 누가 불을 붙인 것도 아닌데 갑자기 약간 펑 하는 느낌과 함께 연기가 치솟거든요. 왜 불이 붙었을까요?

[이정훈]

불이 아까 얘기드렸는데요. 열 폭주에 의해서 지금 폭발은 일어났지만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될 수가 있습니다. 첫째, 내부에서 화학적 작용에 의해서 분리막이 손상되든가 그랬을 수 있고요. 또 기계적 충격에 의해서 밖에서 충격이나 이런 게 배터리에 전해짐으로써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요. 또 잘은 모르겠습니다마는 전기에 의해서도 충격이 가해졌을 수도 있고, 또 아니면 이것을 보관 상태에서 잘못해서 온도차에 의한 결로에 의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화재 조사가 완료돼야지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원인에 대한 조사는 조금 더 이뤄져야 하겠지만 그래도 대표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능성이 결로 아니겠습니까? 리튬이 물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의 날씨 때문에 안에서 이슬이 맺혀서 리튬배터리에 떨어지면서 불이 붙었을 가능성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이정훈]

제가 맨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MSDS 이 물질에 대해서 이해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만약에 물질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 이게 물에 취약한 것을 알았으면 여기에 대해서 온도를 관리하는 냉온방 장치부터 바꿨겠죠. 그리고 그 냉온방 장치에 의해서 이런 것에 결로가 생기지 않도록 보관을 했어야 되는데 이 물질에 대해서 이해도 부족했고 그것에 따라서 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세이프티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이런 게 총체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교수님께서는 과거에 이런 화재 감식 경험이 많으신데요. 이번에 화재 현장에 감식반으로 만약 들어가신다면 가장 먼저 어떤 점을 살피시겠습니까?

[이정훈]

먼저 모든 위험물이나 화학물질을 관리하거나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게 건축적 관점입니다. 그다음에 우리가 이걸 대응하는 여러 가지 소방설비나 세이프티 시스템을 하는데 건축적인 측면부터 접근을 하겠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구조가 과연 화재에 버틸 수 있는 정확한 구조로 설계가 됐었는지, 그다음에 화재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그런 구조였는지 보는 게 제일 중요하고요. 그다음에 나머지 세이프티 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2차적으로 봐야 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재의 화점이 되는 화재 원인, 화재 발화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다음에 그것으로부터 확산되는 전체적인 화재 전파 상황에 따라서 문제가 된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가 이루어져야 됩니다.

[앵커]

건물 구조에 대해서 조금 전부터 계속 강조를 하고 계신데 어떤 식으로 구조가 설계가 되어 있었어야 이런 화재를 막을 수 있습니까?

[이정훈]

최근에는 잦아지고 있지만 2, 3년 전만 해도 ESS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에 대해서 화재가 굉장히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현장에 출동해서 보면 우리가 내화구조라고 하는 구조는 뭐냐 하면 건축물의 철근이랑 콘크리트를 이용해서 만든 구조물을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내화 구조물 같은 경우에는 화재 폭발 사고가 있어도 전혀 건축물은 손상이 되지 않습니다. 일부 거기 있는 문이라든지 창문 손상은 있을 뿐 건축 구조는 손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화재를 보면 이번 화재 같은 경우에도 건축 구조나 이런 부분에서 만약에 처음에 터질 때 배터리 화재를 막아줄 수 있는 격벽이라든지 이게 소분화되어 있으면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었는데 그러지 않고 전체 뚫린 공간에다 이걸 놨기 때문에 순식간에 전파됐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났던 화재들을 봐도 내화구조로 돼 있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건축물은 이런 배터리 화재나 이것보다 더 큰 화재도 버텨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조물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철근 콘트리트로 짓는 내화 구조가 필요했다는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영상을 보면서 한 가지 또 궁금했던 게 일반적인 화재 현장은 위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을 하면서 물이 쏟아지고는 하는데 이런 배터리 현장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설치가 안 돼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이건 왜 그렇습니까?

[이정훈]

이번에 화재가 난 현장 같은 경우에도 금속성 물질이기 때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재 리튬이라든지 이런 에너지 저장 장치는 솔직히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물질이 정확하게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소방청에서 작년에 발표한 전기저장시설의 화재안전기준을 볼 것 같으면 이런 전기저장시설이라도 건축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스프링클러가 일반 스프링클러보다 굉장히 많은 양의 물을 뽑아내면서 고압으로 쏟아낼 수 있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권장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 이런 화재인 경우에는 진화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물질이 아직까지는 규정이 되지 않아서 대량의 물로 열기를 식히는 방법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조금 전에 직원이 소화기를 이용해서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함께 봤습니다. 그런데 불이 더 커졌단 말이죠. 이런 소화기는 전용 소화기가 따로 있는 거죠?

[이정훈]

소화기의 종류가 국내에는 A급 소화기, B급 소화기, C급 소화기가 있습니다. A는 일반 화재, B급은 유류 화재, C급은 전기 화재, K급이라는 건 식용유 화재입니다. 그런데 D급 소화기는 금속 소화기인데 이쪽에는 아직 많이 개발되거나 이러지는 않았습니다. 직원이 한 소화기는 일반 소화기기 때문에 금속 화재에는 전혀 적용이 될 수가 없는 거죠. 그리고 배터리를 저희가 일반적인 배터리를 보시면 알겠지만 배터리는 외장에 철이나 이런 것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내부를 고열이 발생하는 내부로 소화 약제가 들어가서 진압하는 것은 쉽지가 않은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 소화기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런데 지금 국내 소방법상으로는 이런 금속화재 관련돼 있는 전용 소화기 개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법적인 미비점에 대해서 짚어주실까요.

[이정훈]

법적인 미비점이라기보다는 기술의 부족 같습니다. 이런 물질이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는 것도 아니고 전 세계에서도 다 사용되는데 소방 관련되는 모든 인원뿐만 아니라 여러 인원들이 이것을 끌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위험성이 커질수록 이런 물질을 진화할 수 있는 물질들이 향후에는 개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러면 마지막으로 이번에 공장이 자체 소방 점검에서 그동안은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안전성 평가 제도, 현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정훈]

현재 소방시설 자체점검은 대한민국에 너무 많은 소방시설이 건축물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소방력으로 할 수 있는 데는 제한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민간한테 자격을 가진 분한테 그것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진행이 되는데요. 현재 제가 본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습니다. 그리고 설치되어 있는 것은 소화기, 소화전, 감지기가 설치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 소방시설 자체점검 때 그 시설에 대해서 제대로 성능 테스트라든지 이런 것들이 이루어졌다면 이상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재가 났을 때 소화기도 작동을 하는 것을 보셨지만 이것보다 한 단계 더 위인 소화전이나 이런 것이 있어도 워낙 빠르게 확산이 됐기 때문에 다른 소화 설비를 쓸 수 있는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있는 소화설비가 실제 제대로 점검이 되고 안 되고는 면밀하게 살펴봐야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화재 같은 경우는 물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서 안전 대비가 잘 이루어졌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아쉬움이 듭니다. 여기까지 말씀 나누겠습니다. 이정훈 세종 사이버대 산업안전 공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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