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밖은 안되는 기후동행카드···본사업도 경기·인천에선 별도 요금 내야

김창영 기자 2024. 6. 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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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7월 기후동행카드 본사업 전환
관광객 쓸 수 있는 1~7일 단기권 출시
자율주행버스, 리버버스 순차 확대
신용카드 결합 후불 카드 출시 예정
김포골드라인 빼면 서울밖 사용 제한
기후동행카드. 연합뉴스
[서울경제]

서울시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가 5개월 간의 시범운영을 마치고 본사업에 돌입한다. 7월 본사업 시작과 함께 단기권이 출시되고 혜택이 늘어난다. 하지만 경기도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어서 기후동행카드를 서울 밖에서 이용할 수 없는 문제는 여전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기후동행카드가 다음달 1일부터 본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후동행카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시민 교통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서울시가 올해 1월 27일부터 시범 도입한 대중교통 정기권이다. 월 6만 5000원(따릉이 미포함시 6만 2000원)으로 서울시내 지하철·버스·따릉이(공공자전거)까지 횟수에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행 70여 일 만에 누적판매 100만 장을 기록했다. 현재 누적 판매량은 약 160만 장으로 평일 평균 이용자는 54만 명에 달한다.

서울시가 첫 출시 이후 5월까지 기후동행카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인당 월평균 약 3만 원의 교통비 절감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이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20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조사(유효응답 수 1910명)에 따르면 응답자 68%는 기후동행카드 사용 후 주당 1.3회 가량 외부 활동이 증가했으며 외식·쇼핑 등 소비지출 증가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4개월 간 약 802억 원으로 추정됐다.

기후동행카드 이용자의 약 9%가 2월부터 5월까지 약 10만 대 규모의 승용차 이용을 줄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온실가스 9270톤을 감축하고 20년생 가로수 약 110만 그루를 식재한 효과와 같다. 서울연구원 심층조사에서 유효응답자의 37.6%인 719명이 월평균 승용차 이용을 약 11.8회 줄였다고 답변한 결과를 바탕으로 환산해 산출한 결과다.

서울시는 본사업에 돌입하면서 기후동행카드 단기권(1~7일)을 추가한다. 외국인 관광객과 서울 방문객을 위한 단기권은 △1일권(5000원) △2일권(8000원) 3일권(1만 원) △5일권(1만 5000원) △7일권(2만 원) 등 총 5종으로 구성된다. 모바일티머니 어플리케이션(모바일카드)이나 지하철 역사 및 인근 편의점(실물카드)에서 구매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종로 서울관광플라자 관광정보센터와 명동 관광정보센터 등에서 실물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

만19세~39세를 위한 청년 할인도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청년들은 7000원 할인된 △5만 5000원(따릉이 미포함) △5만 8000원으로 바로 충전하여 사용할 수 있다. 6개월마다 본인인증을 해야하고 실물카드 이용자는 사전에 등록한 카드일 경우에만 할인이 가능하다.

문화시설 할인 혜택도 늘어난다. 기후동행카드 소지자는 기존 할인 대상이었던 서울과학관 뿐만 아니라 서울대공원과 서울식물원을 50% 할인된 금액으로 입장할 수 있다. 가족뮤지컬 ‘페인터즈’도 20% 싸게 관람할 수 있다. 외국인관광객 등 단기권 구매자도 충전한 기간동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는 11월에는 체크·신용카드 결제기능이 결합된 후불 기후동행카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후불카드는 매월 결제일에 기후동행카드 이용대금이 자동 청구되어 30일마다 충전할 필요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버스에서도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가능해진다. 7월부터 유료로 변경되는 청와대 노선 자율주행버스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대상이 새벽 자율주행버스로 확대될 예정이다.

오는 10월 시범 운행 예정인 ‘한강 리버버스’에서도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월 3000원을 추가하면 리버버스도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본사업부터 실물 기후동행카드 디자인도 바뀐다. 서울 상징 캐릭터인 ‘해치와 소울 프렌즈'를 적용한다.

오 시장은 “기후동행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이슈"라며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혁신적이며 편리한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민의 긍지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동행카드 본사업 전환 후에도 이용 노선이 시범사업 때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인천시·김포시·군포시·과천시·고양시와 기후동행카드 참여 협약을 맺었지만 김포시 외에 논의가 진전된 곳은 없다. 시범사업 전부터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결과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기간 경기도 소속 기초자치단체와 인천시도 정책에 참여하도록 협의할 방침이었으나 현재 시외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있는 수도권 노선은 김포골드라인 뿐이다. 신분당선, 서울지역 외 지하철, 광역·공항버스, 타 지역 면허버스에서는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없다. 1·3·4·5·7호선 등에서는 시 관할 지역을 지나면 별도 요금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 4호선을 이용할 경우 남태령~당고개 구간에서만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가능하다. 시는 시내버스와 지하철 역사에 기후동행카드 이용가능 여부를 표시하고 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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