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성비(時性比) 중시하는 분초사회…소유경제서 경험경제로 전환"

권정윤 서울대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 대전세종충남경총 특강
'디토소비' '호모 프롬프트' 등 올해 10대 트렌드 키워드 소개

26일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경영자총협회 주관 노동인권증진 파트너십 특강에서 권정윤 서울대학교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이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2024.6.26 /뉴스1 ⓒ News1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시성비(時性比)를 중시하는 시대, ‘분초사회’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경제 패러다임도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전환하고 있죠.”

대전세종충남경영자총협회 주관 노동인권증진 파트너십 특강이 26일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열렸다.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권정윤 서울대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은 “시간 효율성을 극도로 높이려는 트렌드를 모두가 분초를 다투며 살게 됐다는 의미에서 ‘분초사회’라고 명명한다”며 “분초사회에서 우리는 ‘시간지상주의’를 떠받들며 시간의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사용 시간 단위를 조각낸다. 또 여러 일을 함께 처리하고, 일단 결론부터 확인한 후 일을 진행한다. 실패 없는 쇼핑을 바라며 극한의 시간 효율을 추구한다”고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이어 “요즘 사람들의 시간관념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시성비, 즉 ‘시간의 가성비’를 극도로 중시하며 사용 시간의 밀도가 매우 높아졌다. 이것은 단지 바빠서가 아니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패러다임이 이행하면서 시간이 돈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이 됐기 때문이다. 예전엔 비싼 소유물을 과시하는 게 중요했다면 이젠 여행지·맛집·핫플레이스의 인증샷을 자랑하는 시대”라고 했다.

권 연구원은 또 다른 트렌드 키워드로 ‘디토(Ditto) 소비’라는 개념을 소개, “상품과 정보, 구매 채널이 넘쳐나는 과잉의 시대, 수많은 선택지에 직면하게 된 소비자들은 정보 탐색, 대안평가 등 제대로 된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생략한 채 특정 사람·콘텐츠·커머스를 추종해 구매한다. 이를 ‘디토 소비’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주제로 26일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경영자총협회 주관 노동인권증진 파트너십 특강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6.26 /뉴스1 ⓒ News1 최일 기자

그러면서 “브랜드 충성도가 현격히 떨어진 시점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콘텐츠·커머스를 추종하는 것이 훨씬 만족할 만한 휴리스틱(Heuristic, 간단한 의사결정)이 됐다”며 “디토 소비 확산은 앞으로 브랜딩, 유통전략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의 형성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단지 제품력만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자사의 철학·관점·취향을 기반으로 한 뾰족함이 디토 소비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는 기함(旗艦)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권 연구원은 자신만이 보유한 고유의 창의성을 더욱 고양하는 방향으로 각종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 외모·학력·자산·직업·집안·성격·특기 등 모든 측면에서 약점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육각형 인간’ 등을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