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따돌리고 차별하는 직장 상사, 그만두라는 걸까요?"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6. 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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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보호와 점검이 필요한 시기 짧은 글의 내용으로 상황을 판단하거나 문제의 근원을 추정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 몇 분과만 눈에 띄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상사와 함께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나만 홀로 동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과 왠지 따돌림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네요.

안타까운 것은 무언가 내 수준에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상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어려워진 듯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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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민처방] (글 : 황준철 박사)
 

자기 보호와 점검이 필요한 시기

짧은 글의 내용으로 상황을 판단하거나 문제의 근원을 추정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 몇 분과만 눈에 띄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상사와 함께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나만 홀로 동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과 왠지 따돌림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네요. 이러한 직장 내 관계가 지속되면 혼란, 미움, 분노, 두려움, 외로움, 억울함 등으로 업무와 관계가 위축되고 하루하루의 회사생활이 편하게 안 느껴지실 것 같아요.

더군다나 가신처럼 좋은 말만 해야 하고, 때론 가벼운 커피부터 명절 선물까지 뇌물성 선물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추정한다면 참 난감할 것 같네요. 성향에 따라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성향상 그렇지는 못하실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갈등의 상황이겠네요. 여기까지만 해도 참 어려운 직장생활이구나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나에게만 차별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이 된다면 부정 감성이 증폭되면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게 되겠죠.

함께 일하는 팀 안에서 홀로 따돌림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면 우선적으로 자아 존중감이 급격히 낮아지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요. 내가 하는 말이 그들에게 어떻게 전달이 되는지? 행동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혼란이 생기면 평소 쓰지 않아도 될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게 됩니다.

이미 많이 이야기해서 아시겠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당연히 무력감, 피로감, 업무 의욕 등이 저하되고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겠지요. 안타까운 것은 무언가 내 수준에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상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어려워진 듯하군요.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없겠다고 생각을 정리하셨을 텐데 이렇게 되면 무력감은 생각한 것보다 더 클 수 있겠네요.

더불어 소속감과 고립감의 문제도 커다란 심리적 고통을 가지고 오지요. 사실 직장인, 직장생활에서의 소속감은 생존의 이슈라고 할 수 있어요. 마치 가족이나 집단에서 버려져 혼자 남게 되면 나를 보호해 줄 기반이 사라져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직장인에게 조직과 동료는 삶과 경력을 이끌어 가는 터전이며 기반이 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기반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워질까요?

불현듯 찾아온 자아 존중감의 바닥, 언어와 행동 기준의 혼란, 소속에 대한 고립과 불안은 이제 직장이라는 공간에 국한된 것이 아닌 삶의 위기로 확장된다고 봐야겠지요. 불면증과 화병으로 상담까지 받아야 할 수준이라면 업무에서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는 정상적인 생활이 이미 어려운 수준이 되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을까요? 이 정도 수준이라고 한다면 전문가로서 심리 상담을 진행할 때 문제의 원인을 찾고 변화를 위한 다양한 작업은 어렵다고 판단을 해요. 우선 0점 아래로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것을 상담 전략에 최우선 과제로 삼지요.

아마도 주변 분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이직, 회사 차원의 조치 등 다양한 조언을 해주겠죠. 하지만 그럴 만한 에너지도 정신적인 안정도 없다 보니 머리로 이해는 되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라는 고민이 찾아오실 거예요. 사실 이럴 때는 휴직, 장기 휴가 등 우선 몸도 맘도 먼저 쉼을 통한 안정을 찾아야 해요. 그래야 변화를 위한 육체적, 신체적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어느 정도 에너지가 올라와야 변화를 위한 다음 작업이 가능해지겠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회사의 규정, 구조, 문화상 휴직이나 조직 차원의 조치를 취할 여지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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