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홍대선 4년만에 '착공'…위례신사선 16년째 '제자리'

이배운 2024. 6. 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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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대장지구와 서울 홍대입구역을 잇는 '대장홍대선'이 연내 착공을 개시하는 가운데, '위례신사선' 사업은 여전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민간사업자와 정부 간의 위험분담 방식 논의가 사업의 운명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18일 국토교통부와 대장홍대선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맺고 연내 착공에 돌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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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대장홍대선 실시협약 체결…사업비 2조1267억
BTO·BTL 혼합방식 주목…건설경기 악화속 수익 보전
위례신사선 사실상 원점으로…공사비 급등에 '발목'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부천 대장지구와 서울 홍대입구역을 잇는 ‘대장홍대선’이 연내 착공을 개시하는 가운데, ‘위례신사선’ 사업은 여전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민간사업자와 정부 간의 위험분담 방식 논의가 사업의 운명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장홍대선 노선도 (사진=이데일리DB)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18일 국토교통부와 대장홍대선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맺고 연내 착공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2020년 사업을 제안한 지 4년 만이다.

대장홍대선은 경기도 부천시 대장신도시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잇는 20km 길이의 광역철도 노선이다. 정거장은 12개소, 총사업비는 2조 1287억원에 이른다. 2030년 노선이 개통되면 부천에서 홍대입구역까지 이동시간은 기존 50분에서 25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장홍대선은 국내 최초로 수익형 민자사업(BTO)과 임대형 민자사업(BTL)이 혼합된 사업방식을 적용해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BTO는 민간이 공공시설을 건설한 후 일정 기간 운영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노선 운영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모두 민간이 책임진다. BTL은 공공시설이 건설된 후 정부가 민간에 직접 정해진 시설 임대료·운영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민간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대장홍대선 사업구조는 BTO 60%, BTL 40% 수준으로 설계됐다. 민간사업자는 투자 위험을 덜고, 정부 역시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렸단 평가를 받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황 악화로 공공 공사마저 유찰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사업성 보전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로서는 재정투자사업에 필요한 여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례신사선 노선도 (사진=서울시)
반면 2008년 처음 제안된 위례신사선 사업은 16년째 착공일조차 못 정하고 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에서 출발해 대치동, 삼성동, 신사동 등을 잇는 14.7㎞ 길이의 노선으로 사업비는 2020년 우선협상 당시 1조 1597억원 규모였다.

처음 위례신사선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노선 운영 이익과 손실을 모두 책임지는 BTO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민간이 참여를 꺼리는 요인이 됐다. 국내 경전철과 철도민자사업 성공 사례가 드문데도 수익성을 보장할 안전장치가 없었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결국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이용객 저조나 유지비용 증가 등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다는 판단에 사업을 중도 포기했다. 이어 GS건설은 총사업비의 절반은 민간이, 나머지 절반은 건설보조금으로 충당하는 위험부담형(BTO-rs) 방식을 제안하며 사업에 뛰어들었고 2020년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공사비가 급등했다. GS건설과 서울시는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GS건설 역시 손을 뗐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가보다 수익이 더 적게 나오면 민간은 도저히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공사비용이 이례적으로 급등한 만큼 수익을 보전하든가 원가를 차감하는 추가적인 위험 분산 조치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사업방식과는 별개로 민간과 서울시 간에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고, 타협의 여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민간의 사업성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것이 사업이 자꾸 멈춰서는 원인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배운 (edu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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