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학 서울시옴부즈만위원장 “우리는 시장의 대리인…고충민원 해결사”
2년간 법률자문단·시민참여옴부즈만 등 확대
세계옴부즈만협회 아시아 지역 이사로 선출
국민권익위원장과 아시아 이사 한국 2명 배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옴부즈만이란 말은 스웨덴어로 ‘왕의 대리인’이란 뜻이에요. 표현 그대로 서울시옴부즈만위원회는 서울시장 대리인인 것이죠.”
2022년 5월 3년 임기의 서울시옴부즈만위원장에 임용된 주용학 위원장(61)은 지난달 임기 2주년을 맞았다. 서울시옴부즈만위원회는 위원장 외에 6명의 시민감사옴부즈만 위원, 5개 팀장으로 꾸려진 시청 내 작은 조직에 불과하다. 예산과 인력의 한계 속에서 주 위원장은 지난 2년간 법률자문단 위촉, 시민참여옴부즈만 확대, 내지역지킴이 충원, 민원 이행실태 리스트 작성 등을 통해 市옴부즈만위원회의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또 오는 7월부터는 서울시 감사위원회 산하 인권담당관실이 市옴부즈만위원회 산하로 옮겨져 조직이 확대 개편된다. 임기 1년을 남겨둔 현 시점에서 위원회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계속 진화 중인 셈이다.
“옛날 억울한 사람들이 신문고를 쳐서 왕에게 억울함을 알렸잖아요. 지금 억울한 시민이 있어 서울시장을 향해 그 신문고를 울린다면 억울함을 달래주는 실무를 바로 市옴부즈만위원회가 맡는 겁니다.”
위원회가 담당하는 사무는 크게 시민의 고충민원 해결, 시민감사, 공공사업 감시 등 3가지다. 고충민원 해결은 시청 실·국·본부·사업소와 서울 자치구 실·국·과에서 시행하는 사업의 민원 해결 업무다.
시민감사는 주민감사, 시민감사, 직권감사 등 3개 분야로 진행된다. 주민감사는 서울 자치구별로 일정 수의 주민이 서명해 발의하는 감사, 시민감사는 서울시민 50명 이상이 서명해 발의하는 감사다. 직권감사는 위원회가 위법·부당하다고 직권으로 의결해 실시하는 자체 감사다.
공공사업 감시는 중점감시, 일반감시, 참관활동으로 이뤄진다. 중점감시는 30억원 이상 공사, 5억원 이상 용역, 1억원 이상 물품구매, 자치구 보조금, 위탁사업 등에 한정된다. 일반감시는 중점감시 외 사업 감시 활동이다. 참관활동은 시가 민간업체와 계약할 때 참관인을 위원회가 파견하는 활동이다.
위원회는 지난해 고충민원 133건에 대한 해당 기관의 이행여부를 확인했고, 시민감사 7건, 공공사업 감시 197건을 완료했다. 주 위원장은 이러한 사무의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리스트를 별도로 만들어 일일이 확인 중이다.
주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2022년 7월 변호사 27명, 법학교수 7명, 법학박사 1명 등 35명으로 구성된 법률자문단을 위원회 최초로 위촉했다. 현재 법률자문단은 변호사 38명, 법학교수 8명, 법학박사 2명이 참여하는 48명의 조직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35명에 불과하던 시민참여옴부즈만은 100명으로 확대했다. 10개 분야에서 10명씩 선정한 시민참여옴부즈만은 각계각층의 고충민원 처리에 큰 역할을 했다. 시민 권익을 위해 현장 불편사항을 신고하는 내지역지킴이는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기존 1400여명 규모로 꾸려져 있었다. 주 위원장은 서울 전체 426개 동에 각 동별로 최소 10명씩 4260명 이상의 내지역지킴이가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내지역지킴이를 5037명까지 확대했다. 그전까지 연간 2만여건에 그쳤던 생활불편 신고 건수는 지난해 17만건까지 치솟았다.
시민이 제기하는 각종 민원, 감사 및 공공사업 감시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기관의 민원 처리를 독려하는 시청 내 건강한 사이클의 중심에 위원회가 있는 셈이다.
“서울시에서 옴부즈만위원회의 역할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건강검진 기관입니다.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시정의 무엇이 문제이고 치유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단박에 알 수 있어요.”
市옴부즈만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아준다. 지난해 7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옴부즈만협회(IOI) 아시아 지역회의에서 서울 사례 발표는 아시아 각국 참가국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위원회의 독립성, 운영 방식, 예산 규모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서울시옴부즈만위원회는 세계 어느 나라 옴부즈만 제도와 비교해도 그 위상과 권한이 아주 독보적입니다. 감사권, 조사권, 감시권을 모두 갖고 있는 합의제 독립기구는 서울시가 세계적으로 유일하니까요.”
주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있었던 IOI 아시아 지역 이사 4명을 뽑는 선거에 출마, 당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솜삭 수완수자릿 태국 옴부즈만, 모하메드 나지 인도네시아 옴부즈만과 함께 당선됐다. 각국을 대표하는 아시아 지역 이사에 한 국가에서 2명이 당선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이런 결과엔 주 위원장의 친화력도 한몫했다. “작년 태국에서 각국 대표들이 참여한 회식 중 저한테 노래를 청하더라구요. 제가 석·박사는 행정학을 했지만, 학부 전공이 스페인어라 ‘베사메무초’를 불렀는데 아주 반응이 뜨거웠어요. 다음날 아침엔 다들 저를 알아보고 인사하더군요.(웃음)”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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