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면에서 끔찍했다”···세계 최고 수비수, 네덜란드 캡틴의 분노와 한숨
“모든 면에서 끔찍했다.”
네덜란드 캡틴이 부진했던 팀 경기력에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했다.
네덜란드는 26일 독일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 2024 D조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 2-3으로 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의 강호 네덜란드(1승 1무 1패·승점 4)는 대회 첫 패배를 당하며 조 3위로 떨어졌지만 16강행 티켓은 확보했다. 6개 조 3위 팀 가운데 현재 승점이 가장 높다.
네덜란드는 코디 학포-멤피스 데파이-도니얼 말런 스리톱을 내세워 오스트리아 골망을 조준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6분 만에 어이없게 선제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에서 오스트리아의 크로스를 말런이 걷어내려고 했지만, 골망으로 빨려 들어가 자책골이 됐다.
예기치 못한 불운에 선제골을 내준 네덜란드는 동점골을 위해 공격에 나섰다. 말런이 라인더르스의 킬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으나 왼발 슛이 골대를 벗어나면서 동점골 기회를 날렸다. 이어 멤피스 데파이의 헤더도 골문을 벗어났다.
네덜란드는 후반에야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2분 상대 볼을 침착하게 끊은 뒤 조직적인 역습 패턴을 이어갔다. 학포가 시몬스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오스트리아 골망을 흔들었다.
역전을 노렸으나 계획이 또 어그러졌다. 오스트리아에 손쉽게 측면 공간을 허용한 뒤 실점했다. 그릴리치가 후반 14분 골 라인을 벗어나려던 볼을 가까스로 살려 크로스를 시도했고 슈미트가 네덜란드 박스 안에서 헤더로 마무리해 포효했다.
후반 중반부터는 난타전이었다.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데파이가 후반 30분 베호르스트의 패스를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동점골을 터트렸다.
네덜란드는 다시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했다. 후반 36분 오스트리아 자비처가 바움가르트너의 패스를 받아 각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슈팅했는데 바르트 페르브뤼헌 골키퍼를 뚫고 골망이 출렁였다.
네덜란드는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2차전까지 조 1위였던 네덜란드는 3위로 떨어졌다.
경기 후 네덜란드 주장 버질 판데이크는 분노했다. 그는 경기 후 현장 중계진과의 퀵 인터뷰에서 “이런 경기력을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며 절망했다. 이후 네덜란드 방송 NOS와 인터뷰에서는 “모든 면에서 끔찍한 경기였다. 공을 소유하고도, 경합 상황에서도 처음부터 빈약했다. 우리는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프랑스와 0-0으로 비긴 뒤 “수비조직력이 좋았다. 프랑스 상대로 무실점을 거둬 자랑스럽다”고 했던 그는 나흘 만에 팀 수비력에 절망했다. 판데이크도 오스트리아의 세번째 골에서 위치선정이 좋지 않아 실점의 빌미가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리버풀 전문 매체 ‘EMPIRE OF THE KOP’은 “네덜란드가 오스트리아에 패한 뒤 판데이크가 보여준 행동은 그가 얼마나 격노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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