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속 심화한 빈부격차…'불평등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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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 한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1천달러가 넘으며 절대 빈곤에서 벗어났다.
노회찬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조돈문 가톨릭대 명예교수(사회학)는 책 '불평등 이데올로기'에서 "한국 사회는 상위 10%의 점유율이 1970년대에는 서유럽 국가들 수준이었으나 이후 급격한 불평등 심화로 2010년대에는 미국까지 추월하며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가장 불평등한 국가군으로 편입되었다"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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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970년대 후반 한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1천달러가 넘으며 절대 빈곤에서 벗어났다. 2010년대 후반에는 3만달러를 돌파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21년 7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했다.
이처럼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났지만 그 혜택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간 건 아니었다. 상대적 불평등은 도리어 커졌다.
신간 '불평등 이데올로기'에 수록된 세계불평등데이터서비스 자료를 보면 상위 10%의 국민소득 점유율은 1970년대 30.2% 수준이었으나 2010년대 46.4%로 크게 늘었다. 상위 10%가 절반 가까운 국민소득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최상위 1%가 차지하는 국민소득 비중은 14.8%로, 하위 50%가 차지하는 소득(15.9%) 규모와 비슷하다.
노회찬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조돈문 가톨릭대 명예교수(사회학)는 책 '불평등 이데올로기'에서 "한국 사회는 상위 10%의 점유율이 1970년대에는 서유럽 국가들 수준이었으나 이후 급격한 불평등 심화로 2010년대에는 미국까지 추월하며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가장 불평등한 국가군으로 편입되었다"라고 지적한다.
통계뿐 아니라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불평등 수준도 심각하다.
저자가 인용한 한국종합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소득 격차가 너무 크다는 데 찬성하는 의견은 2003년 이래로 90%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한 자신이 받아야 할 정당한 몫을 받지 못한다는 사람도 절반이 넘었다.
불평등이 이처럼 고착하는 가운데 계층 이동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라고 조 교수는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불안정한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가 노동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가 지난 10년간 부동산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평생 저축해도 수도권에서 아파트 한 채 장만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이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세대'를 넘어 이제는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건강, 희망 등도 포기하는 'N포 세대'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이제 나만의 노력만으로 부를 쌓기가 어려운 시대, 즉 '개천용(자수성가) 신화'는 역사의 뒤꼍으로 사라졌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말한 '세습 자본주의'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피케티는 주저 '21세기 자본'(2014)에서 자본주의 사회가 자산 불평등이 점점 심화해 세대 간 '부의 대물림' 효과가 커져서 소득 불평등은 악화하고 세대 간 계급 위치가 대물림되는 세습 자본주의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저자는 "한국의 불평등 체제는 소수의 최대 수혜자가 불만이 누적된 압도적 다수의 피해자에 둘러싸여 언제든 갈등이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한다.
한겨레출판. 356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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