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을 만하네' 잉글랜드, 슬로베니아와 0-0 무...'3G 2골' 졸전 끝에 조 1위로 16강행 

고성환 2024. 6. 2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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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더 이상은 '우승 후보'라 부르기 힘들다. 잉글랜드가 또 한 번 졸전을 펼치며 3경기 2골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1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기대가 아니라 걱정만 남긴 경기였다.

잉글랜드는 26일(한국시간)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슬로베니아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승 2무, 승점 5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하며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둔 슬로베니아는 승점 3, 조 3위. 하지만 조 3위 국가 중 상위 4개 팀에 포함되며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 지었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해리 케인, 필 포든-주드 벨링엄-부카요 사카, 데클란 라이스-코너 갤러거, 키어런 트리피어-마크 게히-존 스톤스-카일 워커, 조던 픽포드가 먼저 경기에 나섰다.

슬로베니아는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베냐민 세슈코-안드라시 슈포라르, 얀 믈라카르-티미 엘슈니크-아담 그네즈다 체린-페타르 스토야노비치, 에릭 얀자-야카 비욜-바냐 드르쿠시치-잔 카르니치니크, 얀 오블락이 선발 출격했다.

잉글랜드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대신 처음으로 갤러거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앞서 두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두긴 했지만,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사고 있었기 때문.

슬로베니아가 먼저 기회를 잡았다. 전반 6분 스토야노비치가 머리에 맞힌 공을 세슈코가 다시 헤더로 연결했다. 위협적인 슈팅이었지만, 픽포드가 막아냈다.

잉글랜드가 오프사이드에 땅을 쳤다. 전반 20분 포든이 박스 왼쪽 뒷공간을 파고든 뒤 골문 앞으로 낮은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사카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으나 포든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답답한 경기가 계속됐다. 전반 35분 포든의 프리킥 슈팅은 오블락에게 잡혔다. 양 팀은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추가시간도 없을 정도였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그는 갤러거 대신 코비 마이누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큰 효과는 없었다. 잉글랜드는 여전히 삐걱댔고, 슬로베니아의 단단한 수비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잉글랜드 관중들도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후반 12분 코너킥 공격 후 골문 앞에서 혼전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마무리하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후반 26분 사카를 불러들이고 콜 파머를 투입했다. 슬로베니아도 후반 30분 세슈코를 빼고 요시프 일리치치를 넣으며 맞섰다. 잉글랜드는 후반 40분 워커와 알렉산더아놀드를 교체하며 마지막 한 방을 노렸다.

하지만 침묵은 깨지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분이 끝나도록 골은 나오지 않았다. 파머의 슈팅은 오블락에게 잡혔고, 알렉산더 아놀드의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넘어갔다. 결국 양 팀은 다소 지루한 공방전 끝에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케인의 레전드 선배들 저격이 무색해지는 졸전이었다. 앞서 게리 리네커와 앨런 시어러, 로이 킨, 리오 퍼디난드 등 잉글랜드 대표팀 선배들은 일제히 잉글랜드의 부진을 꼬집었다. 주장 케인을 향한 비판도 많았다.

그러자 케인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난 어떤 잉글랜드 선수에게도, 특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표팀에서 뛰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아는 선수들에게 결코 무례한 말을 전하고 싶지 않다"라며 "난 항상 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정직하게 의견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한때 대표팀에서 뛰었다는 선수라는 책임이 있다"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케인은 "결론은, 잉글랜드가 대표팀 수준에서 오랫동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들 역시 그 역사의 일부였으며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최대한 도움을 주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게 훨씬 더 나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케인의 발언을 들은 '디 애슬레틱'은 잉글랜드는 북한이 아니고, 전문가는 치어리더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비판을 동기부여로 삼아서 다른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었다. 잉글랜드는 여전히 답답했고, 경기는 90분 내내 지루하기만 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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