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김영삼 이어 항모 올라탄 尹...“북러조약 시대착오적, 퇴행의 길 고집”
윤 대통령, 북러 밀착 첫 언급
동토·비이성·역행 ‘센 어휘’ 써
北 도발에 압도적 대응 천명해
美항모 승선해 한미동맹 강조
“우린 어떤 적도 물리쳐 승리”
25일 윤 대통령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 참석해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며 “주민들의 참혹한 삶을 외면하고 동포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탄압하면서 정권의 안위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북한 정권을 규탄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여전히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여 끊임없이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오물풍선 살포와 같이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최근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체결된 군사 협력 조약에 대해서는 한층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 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했다”며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부당성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가 급한 러시아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 지원을 필요로 하고 북한은 러시아의 고도의 군사기술을 탐내고 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북한의 군사기술 고도화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류탄으로 적 전차를 파괴한 고 정정태 하사와 노량진 전투 당시 아군 진영에 잠입한 간첩을 체포한 고 구남태 상병의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기념식 후 참전 용사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오찬 행사도 가졌다.
인사말을 통해서는 이동근·고석복·이하영·김춘원 용사 등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모든 국민들이 영원히 기억하고, 영웅들께서 합당한 존중과 예우를 받는 보훈 문화를 확산해 나가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부산 해군작전기지를 방문해 정박 중인 미국 항공모함에 승선했다. 현직 대통령이 미국 항공모함에 승선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번 루즈벨트 항모 방한은 지난해 4월, 저와 바이든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의 이행 조치”라면서 “강력한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 방위공약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우리의 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며 “루즈벨트함이 내일 한미일 3국 최초의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에 참가하기 위해 출항한다. 한미일 3국의 협력은, 한미동맹과 함께 또 하나의 강력한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북한은 노동신문 사설에서 6·25전쟁을 ‘조선침략전쟁’으로 규정하며 자신들의 남침 사실을 부정했다. 북한은 사설에서 “적들(한·미)이 6·25의 교훈을 망각하고 제2의 조선침략전쟁을 도발하려 든다면 무자비한 징벌의 철추로 침략의 아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려는 우리 인민의 신념은 확고부동하다”며 적반하장 식 논리를 펼쳤다. 또 “오늘 우리 조국은 자위의 무진막강한 억제력을 완벽히 갖춘 군사강국으로 위용 떨치고 있다”며 “미제와 한국 괴뢰 족속들이야말로 철저히 소멸해야 할 우리의 불변의 주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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