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대명' 민주 전당대회에 '친명일색' 지도부…강해지는 이재명 일극체제
강해지는 '일극 체제'에 중도층 확장 우려도…與 "독재 체제"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직 사퇴 후 사실상 연임 수순을 밟는 동시에 최고위원 후보부터 시도당 위원장 후보까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로 채워지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선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에 '이재명 2기 지도부'도 강성 친명계로 구성될 경우 중도층 확장의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 대표직을 조기 사임했다. 이 대표는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출마하지 않을 걸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해 사실상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현재까지는 이 대표의 당대표 단독 입후보 가능성이 크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당 안팎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이 대표의 '대항마'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5선 중진의 이인영 의원의 출마설이 돌았지만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박용진 전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도 공천에서 탈락하며 출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사임 발표 직후 친명계 의원들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이 대표의 연임 도전을 옹호하며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친명계 강선우 의원은 "'어대명'이 아니라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며 "이 대표는 당대표를 권력으로 여기지 않고, '책임'과 '헌신'으로 그 역할을 해냈고 '총선 압승'으로 보답했다"고 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병주 의원도 같은 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대표와 함께 2026년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 창출의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고 공언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한준호 의원은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만드신 이 대표의 내일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힘차게 시작될 것"이라며 "그 길, 주저 없이 굳건히 갈 수 있도록 동행하겠다"고 했다. 원외 인사로도 정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부대변인 등 친명계 인사들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지방선거 공천권을 쥔 시도당 위원장도 친명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 서울시당 위원장에는 장경태 최고위원, 경기도당위원장에는 강득구·민병덕·김승원 의원이 출마할 예정이다. 광주시당 위원장에는 양부남 의원과 강위원 더민주혁신회의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며 친명 간 대결이 펼쳐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4파전'을 펼치며 흥행하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비해 민주당 전당대회가 맥이 빠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표의 단독 입후보로 무난한 전당대회가 예고되며 국민적 관심을 끌어 지지율을 올리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고위원까지 '친명 마케팅'에 나서며 강해지는 '이재명 일극 체제'가 중도층 확장의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면서도 "이 대표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친명계는 이 대표 연임 도전의 명분을 쌓기 시작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일극 체제' 강화 논란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확실한 단일 대오를 형성해 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은 이재명"이라며 "당심과 민심이 결정해 줬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연임 시도를 비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상 1인 독재 체제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해병대원 특검법 제3자 추천'을 띄우며 중도층 확장에 나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연임 시도에 "도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전혀 도전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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